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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은 96% 쓰고 고소득층은 47% 남긴다…벌어지는 재산 격차
생활비 쓰고 남는 돈부터 차이…자산가격 상승 영향도
순자산 상위 10%가 전체 46.1%…저소득층 순자산↓
정부, 청년 저축 지원 확대·아동 자립펀드 신설 추진
작성 : 2026년 10월 11일(일) 16:17 가+가-
가계 소득의 전반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가구 간 재산 격차는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득 수준에 따른 실질 저축 여력의 현격한 차이에 더해,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자산 가격 상승세가 기존 자산 보유자와 미보유자 간의 격차를 더 벌려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4억7144만원으로 전년대비 5.0% 증가했다. 반면 소득 하위 20% 가구의 순자산은 4.9% 감소했다. 순자산 상위 10% 가구의 순자산 점유율은 46.1%로 전년보다 1.6%포인트(p)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격차의 근본 원인으로 소득 지출 구조와 실질 저축 여력의 양극화를 지목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의 소득 분배와 체감 분배 간 괴리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2023년 소득 하위 20% 가구는 경상소득의 95.6%를 소비지출과 비소비지출(세금·사회보험료)로 소진했다. 지출후 남는 흑자액은 소득의 4.4%에 불과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 가구는 경상소득의 53.2%를 지출하고 46.8%를 남겼다. 소득 자체도 많지만 소득 중 저축과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비율도 훨씬 높았다.
저축 여력의 차이는 자산 축적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같은 비율로 소득이 늘더라도 ‘실질 투자 여력’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발생하는 구조다.
여기에 보유 자산의 가격 변화가 결정적인 격차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불평등에 관한 연구: 소득과 자산을 중심으로’에서 부동산을 자산 불평등 확대의 핵심 요인으로
특히 단순히 집이 있는지보다 수도권에 집을 보유했는지가 자산 격차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연구는 소득 대비 주택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주택 수요가 늘면 주택가격과 가계부채가 서로 상승을 강화하는 흐름도 확인했다.
기존 보유자는 자산 가치 상승의 혜택을 얻지만, 무주택자는 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소득이 비슷하게 늘더라도 가격이 오르는 자산을 이미 가진 가구와 새로 사야 하는 가구의 재산은 다른 속도로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신 자산 분배 통계의 기준일인 지난해 3월 말 이후 자산가격 변화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올해 9월 넷째 주까지 86주 연속 상승했다. 주택이 없는 가구는 같은 기간 집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 부담이 커진 셈이다.
주식도 보유 여부와 투자 규모에 따라 가격 상승의 혜택이 달라진다. 주택과 주식 가격이 오르면 보유자와 미보유자 사이의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소득과 자산의 분배는 장기적으로도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KDI는 소득 하위 75%의 소득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소득 불평등이 완화된 반면, 자산은 상위 25%의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불평등이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소득 분배도 다시 악화했다.
최신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2024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지니계수는 0.325로 전년보다 0.002 상승했다.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을 내고 남은 소득을 가구원 수에 맞춰 조정해 비교한 지표다.
지니계수는 소득이 얼마나 고르게 분배되는지를 보여준다. 0에 가까울수록 소득 격차가 작고, 1에 가까울수록 격차가 크다. 지니계수 상승은 소득 분배가 전년보다 악화했다는 의미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부는 단순 소득 보충 방식에서 벗어나, 저소득층과 미래세대의 ‘자산 형성’ 자체를 직접 지원하는 정책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장경수 기자 jangk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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