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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마음이 “구겨지는” 것을 아파하는 정치인이 있는가?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6년 09월 28일(월) 16:06 가+가-
대 명절 한가위를 온 가족과 함께 보내면서 가족 간에 가장 많은 대화는 단연 지금의 우리 정치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한다.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 환심을 사기 위한 그럴듯한 말과는 다르게 편 가르기와 패거리 정치로 일관되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의정 활동에서 나라의 미래를 찾아보는 일은 까마득한 옛날이야기란다. 옛날 국회의원들은 싸우다가도 나라를 위한 정책에는 싸움을 멈추고 주고받고 짜 맞추는 고스톱처럼 보였지만 ‘협치’라는 요령을 부리는 장면들도 있었으나 지금의 상황은 상대방의 흠을 잡고 비판하고 끌어내려 침몰 시키는 일에 여·야 모두가 올인 하고 있는 진흙탕만이 보인다.
투표율은 50~60%에 25~30%만 득표해도 당선될 수 있으니 무엇을 해보겠다는 공약보다는 상대방의 약점을 물어뜯는 일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약아빠진 계산에 몰두하고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
그런데 국회의원하면 나라의 법을 만드는 최고의 지도자가 아닌가? 이대로 가야만 할 것인가? 요즘 정치를 눈여겨보고 있노라면, 절망이라는 단어 외엔 표현할 다른 용어를 생각하기 어렵다고 하는 유권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더 염려가 되는 것은 당면하고 있는 현안들을 과연 정치가 풀어낼 수 있을 것인지, 상대 진영을 멸살하기 위한 공격 말고는 자기 진영을 위한 애정 어린 조언마저 폄훼하는 각 정당의 상황이 객관적으로 봐도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정치 현실은 해가 갈수록 위선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예전에는 언론도 유권자들도 이를 지적하면 동요함이 역력했지만 지금은 자기 갈 길 간다는 태도에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 기가 막히는 것은 대중영합주의로 모든 것을 극복해 가려는 성향마저 있어 실망감은 더 커지고 있다는 여론이다.
한마디로 위선적인 지도자가 많아지고 무관심한 유권자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면 인격과 자질을 갖춘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 분별력이 떨어지기에 부적합한 지도자를 양산하는 어려움도 같이 겪을 수 있다.
정치적 위선의 대표적인 특징은 대중적 지지를 얻기 위해 선한 태도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부패나 이기적인 행동을 저지르는 일, 공적인 자리에서 도덕적 기준을 제시하지만, 자신이나 측근에게는 관대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이중적인 모습, 바로 내로 남불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차례의 정권교체가 있었지만 민주당이나 국민의 힘이나, 대통령이 되고 집권 여당이 되었을 때 국민들이 기대했던 정치에 대한 기대감은 제로에 가깝다. 유권자들의 과반수가 훨씬 넘는 표를 몰아줬던 박근혜 정부를 탄핵하고, 민주당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으나 달라진 점이 없어,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로 정권을 교체했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난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고, 이재명 민주당 정부를 탄생시켜 1년을 넘기고 있다. 그러나 달라진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는 편 가르기와 싸움판 정치에 골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되며, 이런 상황에 매달리게 되면 나라의 미래를 위한 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은 불을 보듯 빤한 일이지 않은가? 이를 방치한다면 나라의 앞날은 암울할 수밖에 없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편 가르기다. 이것은 단순한 감정상의 문제가 아니라 선거의 승리를 위한 정치공학적 계산에서 나온 전략이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중도층이나 더 나아가 상대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설득해서 마음을 바꾸게 하는 것보다는 기존의 지지자들을 결집시켜서 투표소에 가게 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으로 묘사된다. 어차피 표가 되지 않을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하지 말고 지지층에 먹힐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라는 의미다. 선거 때의 ‘집토끼론’이다.
그런데 정치의 본질이 무엇인가? 경쟁하고 협치 하면서 미래를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 아닌가? 상대편 주장의 모순을 비판하고 자신의 논리를 내세우는 것은 정치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의 정치 상황은 도저히 정상적인 경쟁이라고 할 수 없다. 상대를 적으로 몰아가고 침몰시키는 일에 혈안이 되어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일은 뒷전이다. 만일 편 가르기나, 싸우지 않은 협치를 하는 정치를 하였다면 꿈의 5040은 10년 전에 진입했을 것이며, 5050도 거뜬히 달성하였을 것이다. 국회의원 추석 휴가비 440만 원은 어디에 썼을까? 잘하면 더 주고 싶지 않겠는가?… 이런 정치판을 보면서도 유권자들은 무너져 내리는 가슴을 부여안고, 마음이 구겨지는 아픔을 스스로 감내하면서 1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장으로 향한다.
봉사가 아닌 ‘권력’을 손에 거머쥐기 위해 ‘위선’에 가까운 온갖 언행과 비겁한(?) 구걸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처신하고 있는 정치인 여러분! 이러한 유권자들을 위해 가슴 아파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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