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하이브리드 공격에 유럽 위기감 고조… “새 안보 틀 구상”
작성 : 2026년 09월 17일(목) 17:05 가+가-

서방이 유럽 전역에서 발생한 드론 침입과 사보타주(파괴공작), 사이버 공격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 군사 공격 단계는 아니지만 유럽 안보를 훼손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사한 새로운 체계를 창설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6일(현지시간) 연례 국정연설에서 나토 조약 제4조(긴급 협의)를 보완하는 긴급 안보 프로토콜(Emergency Security Protocol)와 EU 회원국과 영국, 노르웨이, 캐나다, 우크라이나가 참여하는 유럽안보이사회(European Security Council) 창설 구상을 제안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은 계속되고 있고 유럽 영토에 대한 위협도 커지고 있다”며 “지난 한주 동안 덴마크와 리투아니아, 폴란드에서 이런 흐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 라이프치히 할레 공항 드론 공격 시도도 그 증거”라며 “이는 유럽 영토에서 러시아 공작원들이 군용 등급 물자를 사용해 벌인 공격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는 특정 EU 회원국 하나만을 겨냥한 공격이 아니라 EU 전체를 겨냥한 공격이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유럽이 맞닥뜨린 하이브리드 위협은 더는 하이브리드라고만 부르기 어렵고 단순한 위협 수준에도 머물지 않고 있다. 사이버 공격과 사보타주, 방화, 드론 침입은 날마다 증가하고 있다. 위협 수준이 높아지는 만큼 유럽의 대비 태세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의 안보 원칙과 제도, 의사결정 체계는 새로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유럽에는 자체적인 하이브리드 위협 대응 지침이 필요하다. 전면적 무력 침략에는 이르지 않지만 국가안보를 분명히 위협하는 사건에 어떻게 대응할지 하루빨리 공동의 합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유럽은 오랫동안 대륙 안보에 초점을 맞춘 정상급 협의체를 논의해 왔다. 캐나다와 노르웨이, 우크라이나, 영국 등 파트너 국가들이 함께하는 형식”이라며 “현재 위협의 성격과 규모를 고려하면 이 구상은 더욱 시급해졌다. 집행위는 유럽안보이사회를 실제로 출범시키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노르웨이와 핀란드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구상을 환영하고 나섰다.
김용전 기자 Danielyongjen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