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한 마음을 가진 사람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6년 09월 09일(수) 16:21 가+가-

교육학에는 ‘하아로우의 실험’이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심리학자인 하아로우 교수가 이런 실험을 했습니다. 젖을 먹는 새끼 원숭이들 앞에 엄마 원숭이 대신 두 개의 인형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하나는 철사로 엄마 원숭이처럼 만들어 그 가슴에 우유병을 넣어두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부드럽고 두꺼운 천으로 만든 엄마 원숭이 인형의 우유를 먹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동물들도 부드럽고 온유한 것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인간관계도 그렇습니다. 날카롭고 딱딱하고 매정한 사람보다 부드럽고 온유한 사람을 서로 찾습니다. 같은 재능, 같은 기술, 같은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도 사회에서 원하는 사람은 온유한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부드럽고 온유한 사람에게 친구가 있고, 이웃이 있기 마련입니다. 온유한 마음이 있는 곳에 훈훈한 인간관계가 형성되고 건전한 사회생활이 있습니다. 온유함으로 사람을 대하게 되면 경직된 관계도 부드러워지고 서로에 대한 신뢰감도 깊어져서 유순한 대답은 분노를 쉬게 하여도 과격한 말은 노를 격동하느니라.
어느 극장에서의 일입니다. 모자를 벗어야 하는 공연장의 규칙을 어긴 채 모자를 쓰고 있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주의를 주어 모자를 벗도록 해야 하겠는데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이렇게 아나운스먼트를 했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먼저 반가운 소식을 전해 드릴 수 있게 되어 무한한 영광입니다. 우리 극장에서는 오늘에 한해 70대 이상의 남자에게 모자 쓰는 것을 허락하기로 방금 결정하였습니다” 그러자 조용히 모자를 벗는 것이었습니다.
종종 상대방을 격동시키는 과격한 말은 없습니까?
사전에서는 온유를 “성격이 온화하고 부드러움”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헬라어로 온유(프라우스)는 “부드럽고 온화한 친절, 마음이 조급하지 아니하고 너그러운 상태, 경솔하지 아니하고 침착한 상태, 마음이 단기적이 아니라 여유 만만한 상태, 극단에 서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라틴어의 온유(mitis)는 “말에게 재갈을 먹인다”라는 뜻하고 있습니다.
히브리 말로 온유(아나바)란 “굽히다, 굴복한다, 혹은 절을 한다.” 등의 뜻하고 있습니다. 무엇에 굴복해서 굽히는 게 아니고 스스로 굽히는 것입니다.
온유는 단지 폭풍우 앞의 버들강아지처럼 단순히 유순한 것도, 자신의 주장과 의지를 포기하는 비굴도 아니라 강한 의지로 전진하되 타인에 대하여 오래 참고 부드러운 친절한 자세를 취하는 태도를 말한다고 했습니다.
온유의 내용을 부드러운 태도로 살고, 오해에 쉽사리 노하지 않으며, 보복고자 아니하고, 자기에 대한 악의에 길이 참는 것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온유는 폭력과 잔인, 교만의 반대이며, 친절, 사랑, 겸손 등과 사촌 간입니다.
온유한 자는 자기를 스스로 자기, 방어하려고 들지도 않고, 자기변명을 하려고 들지도 않았습니다.
초조하지 않으며 비방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공격하는 자를 증오하지 않습니다.
온유한 자는 더 넓은 세계를 보기 때문에 자신의 상처나 손실을 걱정하지 않으며 이미 엎드려 있어서 넘어질 것을 걱정하지 않습니다.
자신은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자신을 변호하지 않으며 비겁하지도, 집착하지 않고 경직되지도 않습니다.
온유한 자는 불의 앞에서 의연한 용기를 뿜어내는 힘이 있고, 외부의 비난이나 공격에도 남을 비방하거나 상처 주지 않으면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 힘이 있습니다. 온유한 자는 자기 능력을 떠벌리지 않고 극단을 피하며 정서의 균형을 잃지 않습니다.
아프리카의 모레 부족은 온유한 사람을 ‘그늘진 마음의 소유자’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더운 아프리카의 태양 빛을 피하게 해줄 그늘을 다른 사람에게 제공한다는 뜻입니다.
케냐의 원주민들은 온유를 ‘천천히 행동하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천천히 움직이는 사람은 욕심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반대로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은 남보다 더 많은 것을 차지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며 교만한 사람 이라고 표현합니다.
남태평양의 카바라 부족은 ‘어린이의 마음을 가진 사람’을 온유한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나라마다 표현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종합해보면 온유는 겸손한 사람, 그리고 남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