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분리수사’ 前국수본부장, 재판 간다
검찰, 지휘부 3명도 불구속 기소
혐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경찰 과오 은폐·비난회피 목적”
작성 : 2026년 09월 02일(수) 17:07 가+가-

‘장윤기 사건’ 부실수사·증거인멸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박성주 전(前)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등 경찰 지휘부 4명을 재판에 넘겼다. 광주지검은 2일 박 전 본부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현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장 대행(전 강력범죄수사계장)과 전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장, 현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 성폭력범죄수사계장 등 3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 전 본부장 등은 광산경찰서 수사팀의 병합 수사·송치 건의에도 장윤기의 외국인 여성 강간·스토킹 사건과 여고생 살인 사건을 분리해 수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광산서 수사팀은 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중 장윤기가 범행 이틀 전인 지난 5월3일 외국인 여성 A(26)씨의 주거지에 침입해 성폭행하고 스토킹한 사실을 파악했다.
수사팀은 A씨가 장윤기를 피해 이주한 지역에 수사관을 보내 5월7일 피해 진술을 받고 다음 날 광주경찰청을 통해 국수본에 두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겠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국수본 지휘부는 두 사건을 분리해 수사하도록 지시하고 광산서 수사팀이 병합 수사와 송치를 수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당시 스토킹 사건에 대한 경찰의 부실 대응이 비판받던 상황에서 두 사건의 연관성이 알려질 경우 경찰에 대한 비난이 커질 것을 박 전 본부장 등이 우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본부장은 이 과정에서 “강간은 조용히 하자” “일부러 숨기는 것은 아닌데 굳이 우리가 먼저 꺼낼 것은 아니지 않냐”는 취지로 말하며 분리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박 전 본부장 등이 실체적 진실 규명이 아닌 경찰 조직의 과오 은폐와 여론 비난·질책 회피를 목적으로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고 판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한편 성범죄 목적으로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윤기(23)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구체적으로 범행을 계획하고 수단과 방법이 잔혹했으며 범행 결과도 중대하다”며 “범행 전부터 왜곡된 성적 욕구를 보였고 재범 위험성도 높다”고 구형 의견을 밝혔다.
전범석 기자 hsbchun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