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국립대 ‘등록금 0원’… 교육차관 “사립대도 대폭 지원”
“대학 선택권 확대 위해 지역균형발전장학금 도입”
“고등교육 재원 투자 방향은 총장들과 함께 고민”
교육부, ‘자율혁신대학’ 첫 소개… 파격적 규제 완화 등
작성 : 2026년 08월 30일(일) 17:06 가+가-

지방 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 정책을 둘러싸고 사립대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교육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지역 사립대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지난 28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2026년 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 참석해 “사립대에 진학하는 우수한 학생들이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내년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같은 날 열린 ‘청년 예산 언박싱(UNBOXING) 2027’ 행사에서 지방 국립대의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고자 ‘지방 국립대 전액 장학금’과 ‘지역인재장학금’을 통합한 ‘지역 균형 발전 장학금’을 신설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제도는 2027학년도 지방 국립대 30개교 신입생 가운데 의·치·약·수의대를 제외한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학생이라면 학자금 지원 구간과 무관하게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게 된다.
이에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하계 세미나 개최에 앞서 지역 사립대 학생에게도 국립대 수준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국·사립대학 간 균형 있는 고등교육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며 반발했다.
세미나 현장에서 전민현 사총협 회장(인제대 총장·대교협 부회장)은 최 차관을 향해 “우리 사립대는 지역 청년의 학비 부담을 낮추고 지방 대학을 육성하려는 정부의 정책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같은 지역에서 공부하는 학생이고 부모들이 똑같이 세금을 부담하는 국민임에도 학생의 경제적 형편이나 사는 지역이 아니라 대학이 국립인지 사립인지를 기준으로 국가장학금의 지급 여부와 규모를 달리하는 합리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이것이 교육적인 관념에서도 공정한지 여쭙는다”고 질문했다.
최 차관은 지역 균형 발전 장학금 도입 배경으로 ‘대학 선택권 확대’를 꼽았다. 그는 “지금은 카이스트, 유니스트 등 과학기술원 몇 개와 사관학교, 경찰대 말고는 등록금 걱정 없이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선택지가 없다”며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진학 의사가 있고 미래에 꿈이 있는 학생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넓혀주는 것이 제도를 도입한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 차관은 사립대에 대한 지원도 함께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정확한 금액은 아직 예산 발표를 안 해서 말씀을 못 드리지만, 사립대에 진학하는 우수 학생들이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국립대보다 더 많은 금액을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했다”며 “종전에는 그 지역에서 다니는 학생이 사립대에 진학할 때만 지역인재 장학금을 줄 수 있었지만 이번에 지역 균형 발전 장학금으로 개편하면서 수도권에 있는 우수한 학생이 지역에 내려가더라도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과 미래대응기금 신설로 늘어날 고등교육 재원의 투자 방향은 대학 현장과 함께 논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최 차관은 “미래대응기금은 국민의 세금으로 만드는 기금이기 때문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투자해 성과를 내는지가 앞으로 계속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데 굉장히 큰 평가 잣대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효율적으로 투자할지는 교육부가 총장님들과 같이 고민해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했다.
수도권 일극 체제 완화를 위한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방안’(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정책이 오히려 지역 소멸을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에는 “지역 소멸 문제는 교육만이 아니라 인재가 정주하고 일자리를 갖고 지속적으로 거주해야 하기에 일자리 문제는 산업통상부에서 기업을 이전하거나 새로 설립하는 것을 같이 하고 있고, 정주하려면 젊은 분들이 거주하며 아이를 낳고 잘 기를 수 있는 교육 환경이 돼야 한다”며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정주 측면에서의 초·중등 교육도 자율성을 높이려 한다. 오히려 지역에 가면 사교육 없이 예체능 교육 포함해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잘 만들어보려 한다”고 했다.
현장에서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대응해 연구 역량을 강화하려면 대학의 AI 전환(AX)을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향숙 이화여대 총장은 “개별 대학에서 고비용의 AI 컴퓨팅,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며 “국가 성장을 이끌 AI 첨단 인재를 양성하고 또 대학의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AX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건의했다.
고준영 기자 kjy35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