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을 것 없다”… 美 고립작전에 이란 군사대응 나설 수도
이란 “국민 보호 전장 확대할 것” 경고
중국 등 제3국 제재 동참할지도 관심
작성 : 2026년 08월 26일(수) 17:12 가+가-

이란의 경제 위기가 가중되면서 이란 지도부가 미국을 상대로 군사 대응 카드를 다시 꺼내 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이란 시민들이 테헤란 거리를 걷고 있는 모습.
이란의 경제 위기가 가중되면서 이란 지도부가 미국을 상대로 군사 대응 카드를 다시 꺼내 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이란과의 대결 방식을 기존의 무력에서 경제 제재로 전환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벼랑 끝에 몰린 이란으로서는 전쟁을 재개하더라도 잃을 게 없을 거란 분석이다.
미 싱크 탱크 국제정책센터(CIP) 이란 전문가인 시나 투시는 “미국이 제3국들에 이란의 남은 생명선을 끊도록 더 강하게 압박할수록, 이란은 이런 조치에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더욱 강하게 보여주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이 대이란 경제 제재 방침을 발표한 뒤 이란은 거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란 안보 수장 모흐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23일 “미국의 대이란 경제전쟁에 참여하거나 지원하는 모든 국가는 적국”이라며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석유 한 방울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국방부 장관 대행인 마지드 에븐 알레자 준장은 “국민의 생계와 안보를 위협하는 모든 압력은 전쟁의 일부”라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도 전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NYT는 이런 이란 지도부의 반응은 이란 경제 위기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실제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란 석유 수출은 사실상 바닥을 드러냈고, 리알화 가치 폭락과 의약품, 물가 급등 등으로 이란 경제는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이란과 거래를 지속하는 제3국에 제재를 가하는 ‘경제적 고립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 개시를 선포했다. 이들이 이란과 거래를 중단하지 않으면, 제3국을 처벌하는 세컨더리 제재(2차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란의 주요 원유 구매국인 중국을 비롯해 튀르키예, 이라크 등 인접 국가들이 미국의 제재에 전면 동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엘리 게란마예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 이란 담당 연구원은 “대부분 주요 금융기관은 이미 미국의 기존 제재를 준수하고 있지만,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국경을 초월한 관계와 그림자 사업 네트워크를 근절하기는 훨씬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경제를 고사시키겠다는 취지의 새 전략인 ‘경제적 고립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 개시를 선포했으나, 이란은 종전 양해각서(MOU) 복원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의 총력 압박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인정하라는 기존 입장에서 움직이지 않는 기류다.
이란 반(半)관영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이란 소식통은 25일(현지 시간)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과의 회담에서 이란의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했다”며 “이란의 조건은 미국의 MOU 복귀, 특히 호르무즈 해협 관련 제5항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이란과 거래를 지속하는 제3국에 대해 제재하는 이른바 ‘경제적 왕따 작전’을 선포한 데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결국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잘못된 선택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6일 ‘경제적 D-데이? 미국은 이란 제재에 잘못된 문구를 선택했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미국이 지난 24일(현지 시간)을 ‘경제적 D-데이’라고 언급하면서 제재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해당 매체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제재 조치를 발표하면서 ‘경제적 D-데이’를 언급한 데 대해 “국제법 근거도 없고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승인도 받지 않은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제재 작전을 반(反)파시스트 전쟁의 핵심 전투 중 하나인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비교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유”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군사 분쟁을 경제 대립의 장으로 몰아넣는 것은 미국이 남은 카드가 얼마나 적은지를 부각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고성주 기자 tdh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