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무한능력이 입증한 ‘자유의지’
박성민 논설위원 편집국 국장 (진도 담당)
작성 : 2026년 08월 13일(목) 16:19 가+가-

인간의 자유의지(Free Will)에 대한 존재여부는 뇌과학, 생물학, 행동과학, 철학에서 오랫동안 논쟁되어온 주제이다. 혹자는 피조물이기에 인간의 자유의지는 제한된 자유의지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자유의지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 인간이 자유의지의 바탕 위에 무한한 능력을 발휘해 왔다는 사실은 심리학이나 뇌과학을 통해 밝혀 왔지만 오해는 여전하다.
인간은 유한한 피아노 88개 건반을 통해 무수히 많은 클래식 곡을 창작했다. 또 라틴어 알파벳 26글자로, 30글자도 채 되지 않지만 글자의 조합만로 셀 수 없는 사상과 시와 소설, 서사시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무수히 만들어졌다.
이처럼 인간은 유한한 물리적, 생물학적 틀 안에서 무한한 정신과 도덕성, 창조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지구상에서 독보적인 존재이다. 생물학적으로는 부모로부터 유전자(DNA)를 받기에 유전자의 결정론 틀 안에서 태어났다. 그렇지만 인간의 자유의지는 고정된 유전자의 디자인을 능동적으로 조율해서 자신만의 창작의 틀을 다져간다.
자유의지는 단순한 본능적 반응을 넘어선 백지상태에서 스스로 뜻을 세우는 능력이며 주도적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핵심 동력이다. 뇌 과학계와 심리학계는 오랫동안 자유의지의 실존을 입증해 왔다.
뇌 과학계는 인간이 의식적 결정을 내리기 직전 뇌는 아주 짧은 시간에 준비를 마친다는 1983년 벤제민 리벳의 실험을 통해 ‘자유의지는 착각’이라는 결정론이 우세했다. 그러나 독일 베를린 사리테 의과대학 존-딜러 헤인즈교수 연구팀은 뇌가 무의식적으로 행동준비 신호를 보낸 후라도 의식적으로 그 행동을 마지막 순간에 멈추거나 철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의식적 자아가 주도적 선택권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증명함으로 리벳의 결정론을 뒤엎었다.
자유의지를 입증하는 또 하나의 연구는 뇌의 신경회로가 평생 재구성된다는 뇌 신경 가소성 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유전자와 초기 뇌 구조가 인간을 결정짓는다고 보았다. 하지만 제프리 슈워츠와 앤드류 뉴버그 등은 의식적 의지가 뇌의 물리적 구조를 바꾼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슈워츠는 강박장애 환자들에게 의식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재구성케하고 다른 선택을 하게한 결과 약물치료 없이도 뇌 신경회로가 재배열됨을 확인했다. 의식이 물리적 뇌를 변화시키는 주체임을 생물학적으로 밝혀낸 뛰어난 연구 결과이다.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 연구팀은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다’는 결정론의 글을 읽게한 그룹과 인간은 ‘자유의지로 스스로 결정한다’는 글을 읽게 한 두 그룹을 비교 연구했다.
첫 번째 그룹은 거짓말, 도둑질, 부정행위가 급증하고 통제력이 약하며, 유혹에 쉽게 굴복했다.
자유의지를 신뢰하는 그룹은 열정, 자율성, 문제 해결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고 자신의 문제 행동을 고치려는 변화의 노력을 지속했다. 인간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자유의지가 존재한다는 주체적 신념하에서 변화가 시작됨을 밝혀낸 주요 연구이다.
인간 자유의지의 무한성이 지닌 가장 극단적인 형태는 바로 ‘거부의 자유’이다. 피조물로 유한한 존재인 사람에게 창조주를 사랑할 수도, 거부하거나 반역할수도 있는 절대적인 선택권이 주어졌다. 그것이 바로 자유의지다. 그래서 세상에는 창조주를 거부하는 자와 경외하는 자 두 종류로 나뉘어 산다. 선택의 결과는 영원한 세상에서 영원히 두 곳으로 갈린다.
천재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는 창조주가 무한한 자유를 가진 존재라면 그 형상대로 지음받은 인간은 반사된 무한성을 지니는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아퀴나스는 인간은 창조주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능력은 없지만 피조 세계 안에서 새로운 가치와 사랑, 예술 등을 무한히 만들 수 있는 소 창조자(sub-creator)로서 자유를 부여받았다고 인간의 무한성을 강조했다.
자유의지는 인간이 미숙함을 벗어나 자기 삶의 주인이 되게 만드는 변화의 엔진으로 무한의 능력을 준다. 특정한 일에 오랜시간 몰입하면 그 일에 대해 독보적인 천재성이 드러나는 것 또한 자유의지에 근거를 둔 인간의 무한성이다.
양자역학의 하이젠베르그의 불확정성 원리와 확률론적 상태, 물리학자 로저 펜로즈의 이론에 따르면 뇌 내부의 미세관에서 일어나는 양자중첩 현상은 자유의지의 무한한 확장성을 밝혔다.
성경은 인간을 변화의 존재라고 규정했다. 가장 큰 변화는 그리스도인이 십자가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옛사람(old self)이 죽었다는 사실과 심령이 새롭게 되어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사람(new self)을 입었다는 기록을 믿음으로 받아들일 때 생겨난다. 신의 성품에 참여가 가능한 조건을 갖춘 상태다. 자유의지는 창조주의 성품을 닮아 가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