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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상륙 막을 무인기·무인정 21만대 추진… 대만이 짜는 ‘지옥 방어선’
한광훈련서 정찰·공격 드론 운용… 해안 미사일·레이더 지휘망도 통합
“장비보다 조직·교리·훈련이 관건”… GPS·통신 끊겨도 작전해야
작성 : 2026년 08월 10일(월) 17:14 가+가-
대만 정부가 중국군의 상륙을 막기 위해 무인기와 무인수상정 21만대 이상을 들이는 조달안을 입법부에 제출했다. 값싼 무인기와 미사일을 여러 겹으로 투입해 상륙하려는 중국군이 대만해협에서 ‘지옥’을 겪게 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장비를 늘리는 것보다 군 조직과 훈련, 전법을 함께 바꾸는 일이 더 큰 과제로 꼽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9일 대만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드론의 위력을 바탕으로 중국의 상륙작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군은 5일부터 14일까지 진행 중인 중국군 침공 대비 연례 군사훈련 ‘한광 42호’에서 정찰·공격 드론 운용과 적 드론 대응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6일에는 중부 지역의 정찰 드론 훈련을 언론에 공개했고, 8일에는 라이칭더 총통이 남부 해안방어훈련에서 공격용 드론 시제품 2종을 활용한 훈련을 지켜봤다.
NYT는 이 같은 움직임을 미군 지휘관들이 ‘헬스케이프(hellscape)’라고 부르는 구상을 현실화하려는 시도로 분석했다. 무인기와 무인수상정을 여러 겹으로 투입하고 기동식 미사일과 포병 화력을 연계해 상륙함대가 대만 해안에 다가올수록 더 많은 공격을 받게 만드는 개념이다. 중국 지도부가 상륙작전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게 해 침공 자체를 억제하는 것이 목표다.
이 방어구상이 겨냥하는 대만해협은 가장 좁은 곳도 약 180㎞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로 규정하고 평화적 통일을 내세우면서도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중국군은 전투기·함정·미사일·드론 전력을 늘리고 대만 주변 순찰과 상륙훈련도 확대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과의 전력 격차를 메울 해법으로 우크라이나의 드론전에 주목했다. 우크라이나는 값싸고 기동성 높은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군과의 병력·장비 격차를 일부 상쇄했다. 드론으로 적의 위치를 찾아 포격을 유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정과 보급망까지 직접 공격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줬다.
호주 육군 소장 출신인 믹 라이언 로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상륙작전을 시작할 경우 대만이 장거리 드론으로 중국 항구를 출항하는 함정까지 공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 사례를 토대로 전문가가 제시한 시나리오로, 대만 정부가 발표한 작전계획은 아니다.
다만 이 같은 드론 전략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중국군의 대응을 뚫을 운용 능력이 필요하다. 중국군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분석하며 무인기와 이를 탐지하거나 전파를 방해하는 장비를 늘리고 있다. 이에 맞서 대만군은 여러 대의 드론을 동시에 운용하고, 이들이 보내온 정보를 빠르게 분석해 각 부대와 공유해야 한다. 중국군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통신을 방해하더라도 작전을 이어가야 하며, 드론이나 미사일을 발사한 뒤에는 반격을 피하기 위해 즉시 발사 지점을 벗어나야 한다.
대만 국방부의 지원을 받는 국방안전연구원의 수샤오황 부연구위원은 “한 발을 쏜 뒤 발사 지점에 그대로 머물면 두 번째 발을 쏠 기회가 없을 수 있다”며 전방부대의 작전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군이 실제 침공을 겪지 않아 평시에 조직과 자원 배분을 서둘러 바꿀 절박감이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로 꼽았다. 미국의 외교·안보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도 최근 보고서에서 명확한 작전교리와 강도 높은 훈련이 없으면 대규모 드론 전력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대만군은 지난달 해안에 배치된 대함미사일 전력과 레이더, 무인체계를 한데 묶은 연안작전지휘부를 신설했다. 한광훈련에서도 대만 동부의 섬 지역에 접근하는 적을 드론으로 수색하고 정찰 결과를 타격부대에 넘기는 훈련을 진행했다.
김용전 기자 Danielyongjen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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