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앉고 일어났던 노동의 자리, 예술로
광산구 ‘제1회 일하는 시민예술제@광산’ 일터의 시민 작품전 눈길
작성 : 2026년 08월 09일(일) 16:37 가+가-
피자 가게 주인이 수없이 앉고 일어나기를 반복한 의자, 전화기 너머로 말과 시름하는 현장, 택배를 전하며 마주했던 현관문이 예술 작품으로 걸렸다.
작가는 전문 예술가가 아니다. 피자 가게 사장, 상담사, 택배 노동자가 직접 자신의 경험, 일하며 든 감정과 생각을 그림에 담았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래서 더 큰 공감과 울림을 주는 전시가 눈길을 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구청장 박병규)가 제1회 일하는 시민예술제@광산(이하 시민예술제)의 특별전으로 선보인 ‘일터의 시민 작품전’이다.
소촌아트팩토리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일터의 시민 작품전’은 일하는 시민이 주인공인 참여형 전시다. 자영업자, 공무원, 의료인, 변호사, 상담사, 택배기사, 학생 등 17명이 ‘소촌예술학교’를 거쳐 창작한 작품들로 이뤄졌다.
모든 작품엔 삶의 흔적, 일터의 경험, 감정과 생각 등이 생생하게 녹아있다.
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김명주 씨는 매일 가게서 보던 의자를 묵묵히 하루를 버텨낸 모든 노동자의 자리로 표현한 ‘버텨낸 자리’라는 작품을 걸었다. 김 씨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모든 일하는 사람들에겐 잠시 앉아 쉬는 의자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 자리에 담긴 일하는 모든 분의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가려져 있던 노동의 고충을 드러내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 작품도 돋보인다. 상담사로 일하는 박미혜 씨의 ‘치유의 시간’은 전화 상담의 보이지 않는 단면을 끌어내 강렬한 색채로 화폭에 담았다. 박 씨는 “목소리만으로 감정을 주고받는 그 너머에 누군가의 가족, 이웃,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라며 “(제 작품이)보이지 않는 존재로 일하는 분에게 위로와 치유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나광열 기자 danbi777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