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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개편은 정상화 아니라 고가 주택자 향한 일종의 부유세화”
한국재정학회 세제 간담회
작성 : 2026년 08월 05일(수) 23:50 가+가-

서울시내 아파트

“이번 보유세 개편은 과세 대상을 줄이되 초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세금 부담을 키운 일종의 부유세화 아닌가 싶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재정학회장)
5일 오후 한국재정학회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6년 세제개편안 평가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 정부가 3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한지 이틀 만인데, 학회가 정부의 개편안 발표 직후 긴급하게 간담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재정학자들은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와 초고가 1주택자들을 겨냥해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강화하는 세제개편안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부동산 세제 개편, 소득 재분배인지 부동산 안정인지 목적 불분명”
우선 전문가들은 정부의 세제 개편 목적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심혜정 전 국회예산정책처 조세분석심의관은 “세제 개편 목적이 (세금 증대를 통한) 소득 재분배인지 부동산 안정인지 명확하지가 않다”며 “정책 목표가 무엇인지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우철 교수는 “세금 제도에는 사회적 합의가 암묵적으로 담겨 있는 것인데 대통령 개인 생각으로 수십 년 된 합의를 바꾸려는 것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예컨대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물가 상승분을 덜어내 실제 소득에 과세한다는 도입 취지가 있는데, 거주 때만 공제를 인정하고 10억원 한도를 설정하는 등으로 이런 취지가 무력화된다는 것이다.
또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금 강화는 ‘공정 과세’ 기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우철 교수는 “1주택자를 징벌적 과세 대상에 끼워 넣었는데, 1주택자가 보유만 한다고 해서 이를 투기로 단정했다”고 지적했다. 정다운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 연구위원은 “부동산 투기를 해서 시세 차익으로 50억원을 번 사람과 실거주를 10년 이상 해서 50억원을 번 사람에 대해 실거주 여부에 따라 차별 과세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며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같은 차익을 벌어 담세력(세금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은 같다는 측면에서 차별 과세는 공정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세제개편안이 실거주를 강조하다 보니 전·월세 매물 감소를 부추긴다는 의견도 나왔다. 성명재 홍익대 교수는 “그간 양도세 장특공제에서 보유 공제를 허용한 배경에는 실거주하지 않아도 전월세 임대 주택을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권장하기 위함도 있다”며 “보유 공제를 없애고 거주 공제만 남길 경우 기존 비거주 1주택자들이 실거주하려고 임대해 주던 집에 들어오면서 임차인들의 주거가 불안해질 것”이라고 했다.
“세금 강화만으론 집값 상승 못 막아” “보유세 이중부과 한국이 유일해”
종합부동산세를 갖고 있는 한국의 보유세 체계는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구조다. 국회예산정책처의 ‘해외 주요국의 주택 보유세제 비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뉴욕·LA), 영국(런던) 등 9개국 10개 도시에서 보유세를 지방세(재산세)와 국세(종부세)로 나눠 이중 부과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주택 가격이 높아질수록 세율도 높아지는 ‘누진 구조’를 도입한 국가도 한국과 싱가포르뿐이다. 나머지 국가는 단일 세율을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금융 자산까지 고려하면 종부세를 강화한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소득 재분배 효과를 충분히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성명재 교수는 “일반적인 우리나라 가구 자산 구성은 90%가 부동산 자산이고 10%가 주식 등 금융자산인 반면, 고액 자산가는 금융자산 비율이 월등히 높다”며 “종부세를 강화해도 금융 자산에는 보유세를 매기지 않는다면 재분배 의미가 크게 떨어진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우철 교수도 “현재 금융 자산에서 오히려 더 큰 자산 불평등이 나오는 측면이 있기에 이에 대한 과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세금 강화만으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성명재 교수는 “주택 자산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 소모돼 공급이 줄기에 적재적소에 추가적인 공급을 하지 않을 경우 미래에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은 금방 예측할 수 있다”며 “근본적인 공급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세금을 통해 주택 수요만 누르는 것은 가격 안정에 효과가 없다는 건 이론적으로 이미 알려져 있다”고 했다.
장세종기자 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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