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살인 인정하냐? “네”… 블랙박스 본 장윤기, 결국시인
범행 두 달 지난 뒤에야 “강간 목적 아냐” 첫 번복
검찰, 범행 장면 찍힌 블랙박스 영상 등 증거 제시
‘살인’ 송치한 경찰 초동수사 부실 논란 커질 전망
작성 : 2026년 07월 13일(월) 17:23 가+가-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가 법정에서 성폭행 목적으로 접근했다가 저항하자 살해했다는 검찰 공소사실을 처음으로 모두 시인했다.
뒤늦게 장윤기가 성범죄 고의를 인정하면서 관련 증거를 간과·누락하고 자백 진술을 확보 못한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도 격화할 전망이다.
광주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정호)는 13일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성폭행)·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의 두번째 재판을 열었다.
장윤기 측 법률대리인은 블랙박스 영상 등 검찰의 추가 증거까지 확인한 뒤 제출한 지난 10일자 의견서와 마찬가지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장윤기 역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네”라고만 답했다.
첫 재판에서는 의견 표명을 보류했던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시인한 것이다. 사건 발생 이후 두 달 넘게 줄곧 성범죄 목적 범행을 부인해왔던 입장을 처음 번복하며 검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장윤기는 지난 5월5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월계동의 한 고등학교 인근 인도에서 귀가하던 이채원(17)양에게 성범죄 목적으로 접근하다 흉기로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달려온 남자 고등학생(17)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달 3일 직장 동료인 외국인 여성 A(26)씨를 감금 성폭행·스토킹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지난해 6월부터 7월 사이 7차례에 걸쳐 중학생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 등으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날 장윤기가 A씨를 상대로 범행한 5월3일부터 이양을 살해하기까지 이틀간 일련의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주차 화물차 블랙박스 영상, 장윤기의 휴대전화에서 분석된 전자 정보, 부검 감정서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날 증거 조사 과정에서 검찰은 장윤기가 이양을 범행 대상으로 노리고 쫓아가거나 앞서가는 장면이 찍힌 CCTV영상과 범행 장면이 직접적으로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재생했다.
검찰은 또 경찰이 뒤늦게 보낸 장윤기 원룸 내 ‘리얼돌’ 유전자정보(DNA) 감식 보고서, 범행 당일 차량 수색·감식 영상 역시 향후 공판에서 추가 제출하겠다고 했다.
특히 차량 감식 영상 속 조수석에 놓인 ‘케이블 타이’(공업용 묶음 끈)는 장윤기가 피해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의 준비 도구로 판단한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검거 직후 장윤기가 거듭 “죽기 전에 누구든 데려가려 했다”는 취지로 우발 범행을 주장하자 경찰은 형법상 살인 혐의로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장윤기 자택 내 훼손된 인체 모형 성인용품(리얼돌), A씨 대상 성범죄 당시 수법 유사성, 범행 직전 장윤기가 범행 차량 뒷문을 미리 열어둔 점 등을 들어 혐의를 ‘강간 등 살인’으로 바꿔 기소했다.
형법상 살인은 유기 징역도 선고 가능하지만 성폭력처벌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은 무기징역 또는 사형만이 가능해 처벌이 더 무겁다.
황정식 기자 hgs935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