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극우 정치의 문제와 사회 통합의 과제”
문재홍 광주대학교 평생교육원인문·교양 교육 강사
작성 : 2026년 06월 21일(일) 15:54 가+가-

극단의 정치는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대한민국 사회가 점점 더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정치적 의견 차이를 넘어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타협보다는 혐오와 분열을 선택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일부 극우 성향 세력의 과격한 언행과 음모론, 혐오 정치가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체제이지만, 극단주의는 공존보다 배제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 물론 보수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건전한 보수는 국가 안보와 자유시장 경제, 공동체 질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세계 어느 나라든 보수와 진보는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양대 축이다. 문제는 합리적 보수가 아니라 극단화된 정치 세력이다. 극우주의는 타협과 대화를 거부하고,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와 적대감을 확대하며 사회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특징을 가진다.대한민국 역시 이러한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경제 불안과 세대 갈등, 지역 갈등이 심화될수록 극단적 정치가 힘을 얻기 쉽다. 국민이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낄수록 단순하고 자극적인 주장에 흔들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극우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혐오의 정치’다 극단주의 정치의 핵심은 상대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적으로 규정하는 데 있다. 정치적 반대 세력을 단순한 경쟁자가 아니라 “제거해야 할 존재”로 바라보는 순간 민주주의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최근 일부 극우 세력에서는 특정 지역, 특정 세대,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비하하거나 공격하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근거 없는 음모론이나 허위 정보가 온라인 공간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사회적 갈등을 더욱 키우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혐오 정치가 결국 국민 통합을 무너뜨린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지역 갈등과 이념 갈등의 상처를 오랫동안 경험해왔다. 그런데 극단적 정치가 이를 다시 자극하면 사회 전체의 신뢰 구조가 붕괴될 수 있다.
민주주의는 상대를 인정하는 체제다. 생각이 다르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다. 그러나 극단주의는 상대를 부정하고 제거하려 한다. 이것이 가장 큰 위험 요소다.유튜브 정치와 가짜 뉴스의 확산 최근 극우 정치가 빠르게 확산되는 배경에는 자극적인 온라인 콘텐츠 문화도 자리하고 있다. 특히 일부 유튜브 채널과 SNS는 사실 확인보다 조회 수와 분노 자극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과격한 발언일수록 관심을 끌고, 혐오와 공포를 조장할수록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 속에서 극단적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생산된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빠르게 확산된다는 점이다.
정치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 필요하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과 허위 정보는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선거 불복 주장,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조장, 언론과 사법 체계 전체를 부정하는 선동은 결국 사회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디지털 정보 검증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가짜 뉴스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따라서 단순 규제만이 아니라 미디어 교육과 정보 판별 능력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경제 불안이 극단주의를 키운다. 극우 정치가 힘을 얻는 배경에는 경제적 불안도 존재한다. 청년 실업, 고물가, 부동산 문제, 양극화 심화 속에서 국민의 분노와 박탈감이 커질수록 극단적 정치 세력은 이를 이용하기 쉽다.
역사를 보면 경제 위기 상황에서 극단주의가 성장한 사례는 많다.
국민이 삶의 희망을 잃을수록 누군가를 적으로 지목하는 정치가 등장하기 쉽다.
정치권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극단주의의 확산에는 정치권의 책임도 존재한다.
일부 정치인들은 단기적인 지지층 결집을 위해 과격한 언어와 편 가르기 전략을 활용한다. 상대를 악마화하고 분노를 자극하는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민주주의 기반을 약화시킨다. 정치는 원래 갈등을 조정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확대 재생산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극단적 언어가 더욱 강해지는 현상은 매우 우려스럽다. 극우 정치의 또 다른 문제는 건강한 보수의 가치까지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원래 보수는 공동체 안정과 책임, 질서, 안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치 철학이다. 그러나 극단주의는 이러한 보수의 전통적 가치 대신 분노와 혐오를 정치 자산으로 활용한다.그 결과 중도층 국민들은 보수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보수 진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서로 경쟁하면서도 기본적인 민주주의 질서는 존중해야 한다.
정치적 다양성은 필요하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부정하거나 폭력과 혐오를 조장하는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대한민국은 지금 ‘사회 통합’이 필요하다
민주주의는 완벽한 일치를 요구하지 않는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공존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언론 역시 자극적 갈등만 부각하기보다 사회 통합과 공론장 회복에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 독재와 군사정권의 시대를 지나 국민 스스로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완성된 제도가 아니라 끊임없이 지켜야 하는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