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야당, 미-이란 합의에 “네타냐후의 실패” 비판
“트럼프 의지 오판, 이란에 판정승 안겨줘”
다니엘 샤피로 전 美대사 “주도권은 헤즈볼라로”
작성 : 2026년 06월 16일(화) 17:30 가+가-

미국과 이란의 전투종결 합의 발표에 이스라엘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야당은 물론 집권 연립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오는 가을 선거를 앞둔 야권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총공세에 나섰다.
15일(현지 시간) PBS 뉴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계는 이번 종전 합의에 대해 ‘이스라엘의 재앙’으로 규정하고 그 책임을 네타냐후 총리에게 돌리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한 싸움을 계속하겠다며 “내가 이스라엘 총리로 있는 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이 나오기 무섭게 정적들의 집중포화가 이어졌다.
에후드 바라크 전 총리는 이스라엘 공영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네타냐후의 오만함과 맹목, 그리고 트럼프에게 시도한 조작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강해지고 이스라엘은 약해졌다”며 “이것이 네타냐후의 전략적 책임이며, 그는 실패했다”고 직격했다.
오는 선거에서 네타냐후 총리에 도전할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도 “이번 합의는 이스라엘 외교·안보 정책 사상 가장 충격적인 실패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네타냐후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수정될 수 있고,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며 “하지만 네타냐후는 더 이상 그것을 할 수 없고, 우리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도좌파 정당 대표이자 전직 장성 출신인 야이르 골란도 소셜미디어에 “트럼프가 아야톨라 정권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핵 인프라를 그대로 두고 탄도미사일 위협을 온존시키는 합의에 서명했다”며 “테헤란의 살인 정권에 생명줄을 던져준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비판론의 핵심은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이란 전쟁으로 이끌면서 달성 가능한 목표를 과장했고,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준비되기도 전에 전쟁에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비판론자들은 총리가 장기전에 대한 트럼프의 의지를 잘못 읽었고, 협상 과정에서 이란에 밀렸으며 지역 주요 플레이어들에게 점점 더 소외됐다고 지적한다.
레바논 전선도 뇌관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지만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다.
이란은 협상 과정에서 미-이란 합의에 이스라엘의 레바논 군사작전 중단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레바논 주둔 병력을 유지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상황이 헤즈볼라에 역설적으로 유리한 카드를 쥐어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니엘 샤피로 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는 “헤즈볼라가 로켓 한 발만 이스라엘 북부 마을에 떨어뜨리면 네타냐후에 대한 압박이 현재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며 “이 상황의 주도권을 헤즈볼라, 그리고 사실상 이란이 쥐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란 전선에서도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는 달성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고성주 기자 tdh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