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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 위치는 ‘기업’이, 정부는 지원을…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6년 06월 15일(월) 16:20 가+가-
정부발 ‘남부권 반도체 혁신 벨트’ 구상이 구체화되면서 비수도권 지자체들이 들썩이고 있다.
전남은 ‘호남 반도체 시대’를 기업에 제안했고, 대구는 ‘특정 지역 편중’을 경계했다. 반면에 충청권은 ‘기존 공장 확장’과 ‘신규 공장 유치’에 나선 상황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국가 균형 발전형 첨단산업 전략으로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 호황으로 자치단체마다 유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방에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쌍수를 들고 환영하여야 한다. 그러나 필자는 정치적인 결단에 기업이 마지못해 한 결정이라면 이 일은 절대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노무현 정부 때부터 줄기차게 추진해 왔던 공공기관 지방이전사업이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가 없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성공을 거두리라는 기대는 높지 않았지만 중앙대학교 국책연구소가 분석해서 내놓은 평가 보고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음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 보고서는 정치적인 생색내기로 시작된 프로젝트들이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많지 않다는 것을 뒷받침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중앙대학교 국책연구부서에서 2017년에 시행한 공공기관 지방이전사업을 평가한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지금까지 지역개발정책은 거점 중심의 성장전략으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가져왔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경제적 격차를 초래하였다. 이에 국토 균형 발전 정책의 일환으로 공공기관 이전을 중심으로 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 및 혁신도시의 건설이라는 지역혁신체계(Regional Innovation System) 구축을 통해 경제적 격차를 완화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지역 산업 연계 미비에 따른 지역 경제성장 효과의 한계에 대한 비판이 초래되고 지금까지 관련 선행연구들이 지역 경제성장에 미치는 효과를 개별적 사례로 분석했다는 한계점에서 이전 공공기관들이 지역 산업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첫째, 기반 고용의 증가가 지역 산업 활성화에 기여했는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고, 둘째, 개별 사례가 아닌 이전된 공공기관 입지 지역들 전체를 대상으로 정책 효과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행정중심복합도시 및 혁신도시가 입지한 지역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 경제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연구하였다. 연구 내용을 살펴보면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지역의 경제성장을 대표하는 종속변수로는 기반 고용비율, 지역 총생산(GRDP), 지방세입을 대용 변수로 도출하여 파악하였다. 그리고 공공기관 이전 외에도 지역의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하기 위해 내·외상적 경제성장 요인들을 통제변수로 삼아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 경제성장에 미치는 순수한 영향 정도를 측정하였다. 분석 결과 공공기관 이전이 지방세입 증가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지역 총생산(GRDP) 및 기반 고용비율의 증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지역 산업 입지 정책의 단기적 성과는 한계가 존재하며, 시차를 고려한 장기적 성과 달성을 위해서 지방정부와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연관 산업 활성화를 위한 추가적인 전략 및 정책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물론 공공기관과 반도체 산업과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경쟁력을 다투는 반도체 산업이기 때문에 더욱 기업인의 판단을 전적으로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싶기에 따가운 시선을 의식 하면서도 이 글을 쓴다.
반도체 산업은 아주 미세한 분야이며, 분·초를 다투는 시간 싸움이다. 조금만 방심하여도 기술력을 추월당하여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산업이다. 업계에서는 지방이전이 불가피하다면 전 공정 팹(Fab)보다는 고 대역폭 메모리(HBM) 패키징 등 후공정 시설이 현실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용석 가천대 반도체 교육원장은 “패키징 공장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사용량은 전 공정 대비 10~15%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입지 선택이 비교적 용이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선 석·박사급 천재 연구원들과 최고급 엔지니어들이 대거 상주해야 하는 데에 따른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경제성은 충분한지, 공급망과 원활하게 연계되는지가 중요한 요소이며 특히 반도체는 항공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대형 화물기 운항과 글로벌 물류망이 인천공항에 집중되어 있어 이를 검토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이 공약한 지역 균형 발전과 연관될 수 있는 프로젝트이기에 지방증설에 NO로 대답할 기업인이 몇이나 되겠는가? 바로 이점을 최대한 배려해 주어 오로지 경쟁력을 키워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판단력과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기업의 의사를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는 정부가 될 것을 권면한다.
이전(移轉) “handling”이 없기를 바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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