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도 배우는 선거 중요성… 교육계 “선관위, 교육 우롱”
전국 215개 대학 성명·시국선언
서울대 등 거점국립대 모두 참여
교원단체도 “민주주의 교육 강화”
작성 : 2026년 06월 14일(일) 16:48 가+가-

“선거는 대의제에서 국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방법이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린다.”(중1 사회 교과서)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여파가 교육계로 확산되고 있다. 전국 대학생들의 잇단 시국선언에 이어 교원단체는 학교 내 민주시민교육 강화를 공언했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대학 학생회 등이 발표한 성명을 한데 모은 인터넷 사이트 ‘한 표의 기록’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전날 오후 4시 기준 215개 대학, 244개 캠퍼스에서 395건의 성명과 시국선언문이 게시돼 있다.
해당 사이트는 대학 총학생회와 학생자치기구, 학과 학생회, 동아리, 학생 개인 등이 발표한 입장문을 기록·공개하고 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전남대, 경북대, 인하대, 한국외대 등 전국 대학들의 성명이 올라 있다.
특히 서울대를 비롯해 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등 지역을 대표하는 거점국립대 10곳 모두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학생들은 이번 사태를 국가에 의한 기본권 침해로 규정하며 투명한 진상규명, 공론장을 통한 민주주의 회복 등과 함께 선거관리위원회의 쇄신·개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참정권의 가치도 거듭 강조했다.
서울대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고, 대한민국 역사 속에서 그 꽃은 피를 마시며 자랐다”며 “선관위는 지난한 투쟁 끝 쟁취한 민주주의를 보호하고 후대에 전승할 책임을 지고 있음에도 자신들이 지고 있는 책무의 무거움을 추호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대는 “민주주의는 민의로부터, 민의는 공정한 선거로부터 보장된다”고 했으며, 연세대는 “참정권은 국가가 베푸는 호의나 행정 서비스가 아닌, 헌법이 보장한 민주공화국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교원단체들도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전날 성명을 통해 “참정권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며 “선관위의 무택임한 태도는 이미 민주주의 근간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국회는 즉각 국정조사에 착수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하라”며 “국정조사와 특검 등을 통한 철저한 진상 조사로 책임자들을 엄중히 처벌하고, 주권 침해에 대한 실효적 구제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민주시민 교육을 강화하고, 교실에서부터 민주주의의 가치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민주주의는 투표라는 행위뿐 아니라 그 절차의 정당성과 공정함에 대한 국민의 신뢰로 유지된다”며 “논쟁적인 사안을 교육적으로 다룰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학생들이 주권자로서 자신의 권리를 소중히 여기며 공동체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가르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지난 8일 “이번에 발생한 전례 없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헌법 제24조에 명시된 국민의 참정권을 무참히 짓밟은 초유의 사태이자 학교 현장의 자유민주주의교육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부실선거”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교총은 “이번 사태로 생애 첫 투표를 고대하던 고3 청소년과 공정의 가치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이 현장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던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며 “선관위의 직무유기와 행정편의주의에 대해 강력한 규탄과 함께 철저한 책임 추궁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밤낮으로 땀 흘려 가르쳐 온 민주주의 교육의 신뢰를 뿌리째 뒤흔든 교육적 참사”라며 “교단에서 ‘국민들의 투표가 민주주의의 기초’라고 가르쳐 온 교원과 학교 교육을 우롱하는 행태”라고 성토했다.
고준영 기자 kjy35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