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네타냐후, 이란·레바논 전선서 균열… 관계 이상기류
이란 보복·이스라엘 재공습 속 양국 정상 갈등 표면화
트럼프는 전쟁 출구전략, 네타냐후는 ‘완전 승리’ 추구
전문가들 “동맹 유지되겠지만 전략적 이견은 지속”
작성 : 2026년 06월 09일(화) 16:54 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과 레바논을 둘러싼 군사 대응을 놓고 공개적으로 충돌하면서 양국 관계에 미묘한 긴장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8일(현지 시간)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은 최근 이스라엘의 레바논 베이루트 공습과 이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 이어진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과정에서 두 지도자의 전략적 이견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스라엘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격하지 말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를 강행했고, 이에 이란은 지난 4월 휴전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대응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습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표면적으로는 공동 전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쟁을 바라보는 양국 정상의 목표는 점차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동 분쟁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정상화해 국제 에너지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와 이란 세력을 군사적으로 약화시키고 전쟁에서 확실한 성과를 거뒀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
양국은 지난 2월 28일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에 나설 당시만 해도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듯 보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시 이란의 군사력과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거를 목표로 제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란 정권을 강하게 압박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양측의 우선순위는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빠른 군사적 성과와 외교적 출구 전략을 원한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장기전이 되더라도 이란과 친이란 세력을 완전히 제압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레바논 전선을 둘러싼 시각차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란은 레바논을 포함한 포괄적 휴전을 요구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 진전을 위해 이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반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위협이 제거될 때까지 레바논 남부에서 군사작전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국 간 갈등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레바논 문제를 놓고 긴장된 통화를 했다고 인정했으며,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이 이란과의 협상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는 불만을 나타냈다.
베이루트 공습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했다. 그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모든 결정은 내가 내리는 것이지 네타냐후가 내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이에 트럼프가 또 다시 네타냐후에게 전화를 걸어 공격 중단을 요청했다. 트럼프는 액시오스에 “나는 ‘비비(네타냐후의 별명), 조심하지 않으면 곧 혼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소식통에 따르면 통화 중 의견충돌이 있었지만 네타냐후가 이란이 공격하지 않는다면 물러서겠다고 동의했다. 이후 네타냐후가 군에 공격을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이번 갈등이 양국 동맹 자체를 흔들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김용전 기자 Danielyongjen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