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안경 쓴 사람이 찍고 있었다 메타 AI안경 日상륙에 몰카 공포
작성 : 2026년 05월 31일(일) 17:08 가+가-

메타가 일본에서 인공지능(AI) 안경 판매를 시작하면서 일상 속 몰래 촬영과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달 30일 메타가 AI 안경 ‘레이밴 메타’를 일본에서 출시했으며, 일반 안경과 비슷한 디자인 때문에 도촬 등 악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이밴 메타는 메타가 프랑스 안경업체 에실로룩소티카와 함께 판매하는 제품이다. 안경테 부분에 카메라와 스피커가 들어가 있으며, 이용자는 음성으로 AI에 지시해 사진을 찍거나 눈앞에 보이는 사물을 검색하고 번역할 수 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안경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착용자의 시야에 들어온 장면을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이 불안을 키우고 있다.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할 때보다 주변 사람이 촬영 여부를 알아차리기 어렵고, 그만큼 몰래 촬영에 악용될 가능성도 커진다.
회의실에서 AI 안경을 쓴 사람이 시야에 들어온 문서나 화면을 촬영할 경우, 회사 내부 자료가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밀 자료가 오가는 업무 공간에서는 정보 유출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AI 안경이 이어폰이나 렌즈 내 디스플레이와 결합하면 악용 범위는 더 넓어진다. 이용자가 눈앞의 문제나 상황을 AI에 보여주고 설명이나 조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 부정행위는 물론 장기나 체스 같은 보드게임에서 몰래 전략을 받아보는 식의 부적절한 사용도 가능하다.
메타는 사생활 침해를 막기 위해 촬영 중에는 안경에 있는 발광다이오드(LED)가 켜지도록 했다. LED를 가리면 촬영이 멈추는 장치도 넣었다.
그러나 이런 안전장치가 충분한지는 미지수다. 미국에서는 이미 LED를 가리면서도 카메라 작동을 유지할 수 있다는 테이프나 LED가 켜지지 않도록 개조하는 서비스가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적 대책과 이용자의 우회 시도가 반복되는 양상이다.
구글도 올가을 안경형 AI 단말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구글은 과거 ‘구글 글래스’가 거리 촬영과 사생활 침해 논란 속에 판매가 중단된 경험을 의식해, 새 제품은 이용자와 주변 사람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시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우려는 얼굴인식 기능이다. 현재 레이밴 메타에는 얼굴인식 기능이 적용되지 않았지만, 향후 AI 안경에 얼굴인식 기능이 결합되면 길거리에서 마주친 사람의 신상이 곧바로 추적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전 기자 Danielyongjen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