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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 기소 진상 규명’ 특검법안은 “담론”이 필요해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6년 05월 11일(월) 16:21 가+가-
여당이 특검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의아하다. 야당 시절에 기소된 사법관련 사건들을 국회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사법부를 통제하려는 시도는 무리이다. 이런 경우는 전문가의 시각도 중요하지만 범국민적인 생각이 정리된 “담론”이 필요하다. 최근 ‘조작 기소 진상 규명 특검법안’을 놓고 많은 국민들이 설왕설래하고 있는 것은 억울한 면보다는 흔들리지 않은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키고 싶은 상식적인 사람들의 생각 때문일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하였지만 대선전부터 다섯 가지 재판을 받고 있었다. 하나로 병합된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 등 3건은 1심, 위증교사 사건은 항소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파기환송심 단계에서 중단됐다.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재개되어야 할 재판들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 기소 진상 규명’ 특검법안은 이들 사건을 모두 수사 대상으로 명시하고 ‘특검’이 공소 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한 것이다. 형사소송법상 1심 진행 사건은 특검이 아니더라도 검사가 이유를 기재한 서면으로 공소 취소가 가능하다. 그런데 검사가 취소하지 않은 사건을 특검으로 취소시킨다? 2심 위증교사는 공소 취소 대신 항소를 취하하는 방법이 있다. 남은 건 파기환송심인데 선거법 위반은 대부분 벌금형이다. 대통령이 퇴임 후 다시 공직에 출마할 생각이 아니라면 유죄로 나와도 큰 문제는 없다. 요컨대 대통령이 임명할 친여 특검이 대통령의 퇴임 후 사법 리스크를 원천 무효로 돌릴 수 있게 한 것이 이번 특검법안의 요체이다.
여당은 올 2월 법 왜곡 죄, 대법관 증원 법, 재판 소원 법 등 문제의 사법 3법을 통과시켰다. 3법은 하나같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해소를 겨냥하고 있다. 대통령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를 주장하는 민주당 의원 모임이 그 즈음에 출범했다. 전쟁에서 승자의 권리는 전리품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에서는 승자가 패자를 끌어안는 편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성숙한 민주주의라 생각한다.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권력을 어느 한 곳에 집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나누어서 상호 견제하는 것인데 그것이 바로 보편적으로 각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삼권분립주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헌법에서 입법, 사법, 행정으로 국가의 권력을 나누었다. 국가의 권력을 세 분야로 나누었다고 해서 ‘삼권 분립’이라고 한다. 삼권 분립은 국가 권력이 어느 한 곳에 집중되어 일어나는 여러 문제 등을 상호 막기 위한 것으로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해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해 가기 위한 장치이다.
그렇다면 서로 어떻게 견제하는지를 헌법 규정에서 제시해 주고 있는 원리를 살펴보자.
입법부는 국회를 일컫는 말이다. 주요 업무가 법을 만드는 일이며 대통령과 정부가 하는 일을 감시하고, 대법원장 임명에 동의하거나 반대하는 방식으로 행정부와 사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법부는 대법원, 고등법원, 지방법원을 비롯한 여러 법원 조직을 일컫는 말이다. 법을 바탕으로 사회의 갈등을 심판하는 권한은 전적으로 사법부에 있다. 쟁송절차를 통해서 법관이 양심과 법 규정에 의해 판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법부에서 쟁송절차를 통해 판단한 사건은 잘못 적용된 법규가 없는가? 양심에서 벗어난 정치적인 판단은 하지 않았는지 항상 도마 위에 오르고는 하지만 삼심제도를 통해 억울함이 없도록 하고 있다.
행정부는 정부를 일컫는다. 대통령을 수장으로 하는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법 집행을 통해 나라의 살림을 꾸려 나가고 있다. 입법부의 법률을 거부하거나 대법원장을 임명하는 권한을 통해 입법부와 사법부를 견제한다.
이처럼 세 기관이 국가의 권력을 나누어 행사함으로써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며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인권과 자유가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의 경우는 야당도 아닌 여당이 ‘조작 기소’를 하였다고 특검을 통해 바로잡겠다는 것은 대통령을 앞세워 검찰을 길들이기 하겠다는 의도로 보이며, 독립되어 있는 사법부를 여당에게 유리하게 끌어들이겠다는 의도 외에 달리 해석하기 어렵다. 아무리 정치적 중립으로 약속된 사법부일지라도 여당 편을 드는 경우가 종종 자행되었으나 그동안 권위를 흔들지 않았던 것은 사법부가 나라의 최후 보루이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과반을 훨씬 더 많이 점하고 있는 여당으로서는 ‘특검’이라는 수단으로 사법부의 권한을 침해할 일이 아니라 법원의 결정을 지켜보는 편이 훨씬 여당답다 할 것이다. 토론을 넘어 담론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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