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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학습 사고 나면 교사에 ‘삼중 책임’… “전담법 만들어야”
李 “책임 안 지려고 좋은 기회 빼앗지 말아야”
교원단체 “법적 부담이 핵심… 보호장치 마련”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는 ‘민사·형사·행정’ 책임
작성 : 2026년 04월 29일(수) 17:04 가+가-
이재명 대통령이 안전사고 책임 공방으로 위축된 현장체험학습과 관련해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 된다”고 밝히자, 교원단체들은 교사의 업무 부담 해소와 법적·행정적 보호 방안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교사 개인에게 집중된 책임을 국가와 시스템의 공적 책임으로 전환하고 현장체험학습의 안정적 운영을 담보할 전담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단체 활동을 통해서 배우는 것도 있고, 현장 체험도 큰 학습인데, 이게 주로 혹시 안전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위험 또는 관리 책임을 부과당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걱정 때문에 이러는 경향이 있다”며 “단체 활동에 문제가 있으면 교정을 하고,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비용을 지원해 안전 요원을 충분히 보강을 하든지 시민들한테 자원봉사 요원을 부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책임 안 지려고 학생들한테 그 좋은 기회를 빼앗는 것은 안 하는 게 좋겠다”며 최교진 교육부 장관에게 “각별히 좀 신경 써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교원단체들은 현장체험학습 위축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 자체는 환영하면서도 위축의 근본 원인을 보다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사들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줄 제도적 개선이 먼저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재명 대통령이 교육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장관에게 이를 시정하라는 요구를 한 것은 무척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대통령과 국회, 교육 당국이 현장체험학습 위축 문제의 핵심을 잘못 짚고 있어 심히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학교 현장에서 현장체험학습이 위축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안전요원이나 자원봉사요원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책임을 안 지려 한다’는 말 뒤에 숨은 교사의 고통과 눈물을 정부와 교육 당국은 제대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지난 강원 현장 체험학습 사고 판결에서 보듯 예측 불가능하고 고의가 아닌 안전사고에 대해서도 교사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현실이 교사들을 교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대통령이 언급한 안전 인력 보강이나 비용 지원은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사고 발생 시 모든 법적 책임을 교사 개인이 짊어져야 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체험 학습 정상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학교 현장에서 현장체험학습 기획 단계부터 수많은 민원에 노출될 뿐 아니라 사고 발생 시 민사상·형사상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집중되는 고위험 업무”라며 “국가가 책임지는 안전 체계와 교원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교사의 교육활동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최소한의 조건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교육부는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 면책을 강화하고, 체험학습 업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방안을 시도교육청과 함께 마련하고 있다”며 “5월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안전하고 교육적인 현장체험학습 운영·지원을 위한 법적 제도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교사는 민사·형사·행정적 책임을 동시에 질 수 있다. 세 유형의 책임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아 하나의 사고에 중복 적용돼, 교사가 다층적인 법적 부담을 지게 되는 구조다.
고준영 기자 kjy35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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