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달러·위안 등 4개 통화 계좌 개설”
중앙은행, 달러·위안·유로화·리얄 4개 계좌 개설
첫 회기에 ‘호르무즈 해협 안보 계획’ 법안도 통과
지난 23일 처음으로 통행료 징수했다는 외신도
작성 : 2026년 04월 28일(화) 17:14 가+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를 지나는 선박들에 통행료를 부과하기 위해 4개 통화로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를 지나는 선박들에 통행료를 부과하기 위해 4개 통화로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반정부 성향 매체 이란인터내셔널 등에 따르면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소속 알라에딘 보루제르디 의원은 27일(현지 시간) 이란 중앙은행이 미국 달러·중국 위안화·유로화·이란 리얄화 등으로 된 4개의 특별 계좌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이 징수한 통행료는 해당 계좌에 입금될 예정이다.
그는 “미국이 지역 기지를 오용하고 이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엄격한 규정을 적용해 적대적인 군함의 통행을 막는 것은 우리의 법적 권리”라고 강조했다.
또 의회가 첫 회기에서 ‘호르무즈 해협 안보 계획’이라는 법안을 승인해 통행료 징수 시스템을 법적 구속력 있는 제도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 이란에 지속가능한 수입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디지털 통화 인프라를 최종 승인하고 각 국가가 통행료를 리알화로 지급하도록 요구함으로써 국제 거래에서 자국 통화가 전례 없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2월28일 미국·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반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왔다.
이후 안보 비용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통행료 부과를 선언했으며, 일부 외신에 따르면 23일 처음으로 통행료를 징수해 관련 수입이 중앙은행 계좌에 입금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해당 선박이 얼마의 통행료를 지불했으며, 어떤 국적인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란은 대형 유조선의 경우 한 척당 200만 달러까지 통행료 부과를 선언한 바 있으며, 통행료는 화물의 종류, 물량, 위험도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등 일부 우방국에 대해서는 해협 통행료 징수에 예외를 두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바레인을 비롯해 80여 개국이 이란의 국제 해운 교란 행위를 규탄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7일(현지 시간) 이란 인터내셔널, 아랍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바레인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앞두고 이란 해상 운송 방해와 항행의 자유 위협을 비판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이란이 주변 아랍 국가들에 가한 “극악무도한 공격”을 규탄한 결의안 2817호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성명은 이란의 행위가 항행의 자유를 위협한다고 규정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 원칙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명국들은 선박의 통행을 제한하거나 통행료를 부과하려는 모든 시도를 거부하며, 이런 조처들이 국제법 특히 유엔 해양법협약(UNCLOS)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가스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이어 이란의 행동이 해상 운송을 방해하고 비용을 상승시켰으며, 에너지 시장과 공급망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식량 불안에 직면한 국가 등을 포함해 취약한 국가들에 특히 심각했다며 이에 따른 전 세계적 파장에 대해 경고했다.
이란은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등 선박 통제에 나섰고, 미국은 이에 맞서 지난 13일 해협 역봉쇄에 돌입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조건부 재개방 제안을 일축했다.
CNN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27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은 이 전략적 수로를 다른 국가들과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주 기자 tdh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