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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 막아내는 길, 기업을 ‘창업’하거나 ‘유치’로부터 시작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6년 04월 27일(월) 16:39 가+가-
대한민국은 지금 조용히 국가 소멸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25년 합계출산율은 0.80명이다. 15년 만의 반등이라지만 낙관적인 현실은 아니며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속단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망자가 출생아를 앞지르는 ‘데드 크로스’는 이미 일상이 됐고, 지방의 청년들은 기회를 찾아 수도권으로만 몰리고 있다. 현재 인구수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은 팽창하는데 지방은 빠르게 약화된다. 학교가 문을 닫고, 산업이 쇠퇴하며, 공동체가 해체된다. 지방 소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현실이다.
“섬뜩한 용어”로 지방이 머지않아 소멸될 위기에 놓여 있다고 경고하고 있음에도 현실감 있는 정책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정치놀음’에 빠져있는 우리의 현실을 보는 듯하다. 하기는 정치에 입문하기만 하면 권력에 벼슬에 돈에 남부러울 것 없는 삶에 취할 수 있는데 절박하게 국가나 지방을 위하여 살아갈 이유가 없을 듯도 하다.
지방 소멸 대응 방안으로 최근 거론되고 있는 정책 중 전남, 광주통합특별시도 하나의 사례다. 거대 경제권을 형성해야 수도권에 맞설 수 있다는 행정 통합에 방점을 두고 있다. 왜 수도권이 비대하면 안 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고, 국가가 가지고 있는 권한과 예산과 공공기관에 대한 지방 이전과 재정 지원을 외치고 있다. 이는 스스로의 길을 찾기보다는 평등과 균형을 외치면서 같이 주저앉자는 주장과 하등 다를 바가 없는 정치인들의 전형적인 외침에 불과하다. 광주와 전남이 통합이 되어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20조 원이면 무엇이 확 달라지는 것인지? 변화를 기대해도 되는 것인지? 수도권으로 일자리 찾아 떠나는 청년들이 돌아올 수 있는 것인지? 떠났던 인재들이 한 명이라도 지방에 돌아온다면 성공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박수 칠 것 같다. 행정 통합으로 면적은 넓어질 수 있지만 젊은이들이 지니고 있는 꿈과 끼와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청년 영토”는 아닐 것이다. 이제는 늙고, 낡은 생각을 벗어던지고 의례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서 실용주의가 지배하는 시대의 흐름에 동승하여야 한다.
지방 소멸의 원인을 두 가지 정도로 분석할 수 있다. ‘출산율’이 낮다는 것과 ‘사람이 떠난다는 것’이다. 지방 인구 감소를 저 출산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저 출산과 맞물려 청년의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되면서 지방 소멸은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데다 태어난 아이마저 고향을 떠나는 이중 위기다. 청년이 사라진 자리에는 경제도, 교육도, 미래도 함께 사라진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매년 수십조 원의 예산을 저출산 대응에 쏟아붓고 있으나 지방 소멸 속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의 정책이 본질, 핵심에서 벗어나는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지자체가 인프라를 갖추고 보조금을 뿌리면 인구가 늘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청년이 떠난 지역에 세워진 화려한 건물은 결국 국가 재정을 갉아먹는 유령 공간이 되기 쉽다.
지방 소멸을 먼저 경험한 일본이 이미 그 전철을 밟았다.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얼마나 많은 예산을 가져왔는가” 공항을 비롯한 “인프라 시설”을 얼마나 확충했는가가 아니라 “왜 청년들이 이 땅에서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가”를 묻고 설계를 하여야 한다. 청년 영토를 만들어야 된다. 바로 일자리다. 기업을 “유치” 하거나 “창업” 하는 작업이 해답이 될 수 있다.
기업을 유치하는 일은 노력에 비해 시원찮을 수 있다. 지방으로 내려올 기업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업은 ‘재정법’과 ‘지방재정법’만 손질하면 할 수 있다, 시, 군이 새로 기업을 만드는 것과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사들이거나 공동 주주로 참여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 하루아침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은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해 가는 일이다. 최근 AI와 관련된 반도체, 로봇 산업, 전력 관련된 기업 등은 AI 산업이 계속되는 한 호황을 이어갈 산업들이다.
특히 반도체 관련 소재, 부품, 장비산업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만큼은 아니지만 호황을 누릴 수 있는 기업들이다. 또한 로봇산업이나 전력기기 관련 산업도 마찬가지이다. 시, 군별로 1개 기업 이상을 “창업” 하거나 “공동 주주”로 참여하여 기업을 육성한다면 일자리 창출과 재정 수입이라는 2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산업 생태계가 갖추어져있는 수도권이어야 편리하다는 논리는 맞다.
그러나 반드시 수도권이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생산 기업에서 전 공정 후 공정 일거리를 나누어서 맡겨줄 수 있도록 정부가 컨트롤을 해 준다면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이것이 바로 국가의 조그마한 도움으로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다. 소재 부품 장비 기업은 1500개나 된다.
지방자치단체가 사기업을 함께 경영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대 전환의 시대를 열어 가는 것이다. 시도해 볼 일이다. 지방 소멸을 막아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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