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
“호르무즈 해협 봉쇄, 고물가 시대의 해법을 묻다”
문재홍 광주대학교 평생교육원 인문·교양 교육 강사
작성 : 2026년 04월 26일(일) 15:49 가+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과 함께 이란과 미국 간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지역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작은 충돌조차 국제 유가를 요동치게 만든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그 여파는 단순한 외교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 경제를 압박하는 ‘고물가 시대’로 직결된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하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모든 산업의 비용을 끌어올리고, 이는 곧 소비자 물가로 전가된다. 특히 석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직격탄을 맞는다. 물류비 상승, 전기·가스요금 인상, 식료품 가격 급등까지 이어지며 서민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이러한 복합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 처방과 중장기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첫째, 정부의 선제적 물가 안정 정책이 필요하다. 유류세 탄력 조정, 공공요금 인상 속도 조절, 취약계층에 대한 에너지 바우처 확대 등은 즉각적인 체감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물가 상승의 ‘심리적 확산’을 막는 정책 메시지가 중요하다. 시장은 숫자보다 기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둘째, 에너지 수급 다변화가 시급하다.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동 외 공급선을 확대하고, 장기 계약을 통한 가격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태양광, 풍력, 수소 에너지 등으로의 전환은 단기적으로 비용이 들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제의 ‘보험’이 된다.
셋째, 기업의 체질 개선도 요구된다. 원자재 가격 변동에 취약한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 에너지 효율 개선, 공급망 다변화는 생존 전략이자 성장 전략이다. 위기는 혁신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넷째, 가계 역시 새로운 소비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과거의 소비 패턴을 유지하기보다, 에너지 절약과 합리적 소비를 생활화하는 ‘경제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절약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삶으로의 전환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위기를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다. 역사적으로 에너지 위기는 언제나 경제 구조의 변화를 촉발해왔다. 지금의 고물가 역시 단순한 고통이 아니라, 미래 경제로 나아가는 전환의 신호일 수 있다. 전쟁은 통제할 수 없지만, 그로 인한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는 방식은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단기적 고통을 완화하는 지혜와 함께, 장기적 변화를 준비하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고물가 시대를 단순히 ‘버텨내는’것이 아니라, ‘넘어서는’ 전략이 절실하다. 또한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체 에너지 개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특히 중동 정세 불안과 같은 외부 변수는 에너지 가격을 급등시키며 국가 경제를 흔든다. 이제 우리는 공급 불안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첫째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 확대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기술 발전으로 발전 단가가 낮아졌고,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구축에도 유리하다. 둘째 수소 에너지는 미래형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다. 저장과 운송이 가능해 산업 전반의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이 크다. 소형 모듈 원자로 같은 차세대 원전 기술은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기술 개발만으로는 부족하다. 정책적 지원과 사회적 합의가 병행되어야 한다. 에너지 전환은 단기간 성과가 아닌 장기 전략이다. 지금의 투자가 미래의 비용을 줄인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 그것이 진정한 에너지 주권의 출발점이다.
석유 수입 구조의 다변화는 단순한 거래선 확대가 아니라 국가 경제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전략적 과제다. 특정 지역,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수입 구조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지나치게 취약하다. 공급선이 막히는 순간, 물가와 산업 전반이 동시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수입국 다변화가 필요하다. 중동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등 비(非)중동 산유국과의 장기 계약을 확대해야 한다. 이는 단가 경쟁력뿐 아니라 정치적 리스크 분산 효과를 동시에 가져온다. 운송 경로도 다변화되어야 한다. 해상 운송에 과도하게 의존하기보다 육상 파이프라인, 저장 기지 확충, 비상 비축 확대 등을 통해 물류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특히 전략 비축유 확대는 단기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 역할을 한다.
에너지 믹스 전환도 병행되어야 한다. 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액화천연가스,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전기·수소 기반 산업으로 점진적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이는 수입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안정시키는 길이다. 결국 유류 수입 다변화는 ‘어디서 들여오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의존도를 낮추느냐’의 문제다. 단기적 가격보다 장기적 안정성을 우선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시군별뉴스

오피니언

기사 목록

대한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