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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도는 교육예산, ‘국가과제’를 위해 ‘정부’가 사용해야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6년 04월 20일(월) 16:28 가+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감 선거판이 ‘현금 공약 경연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진보와 보수 진영을 가릴 것 없이 ‘중1에 100만 원’ ‘입학 준비금 30만 원’ 등 명목도 다양한 현금성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교육의 비전과 질을 고민해야 할 교육 수장 후보들이 정책 대결 대신 ‘누가 더 많이 뿌리나’식의 포퓰리즘 경쟁에 매몰된 모습은 민주주의 적이나 교육·재정적으로나 매우 우려스럽다. 이 같은 ‘돈 뿌리기’ 경쟁 배경에는 남아도는 “지방 교육재정 교부금”이 있다. 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가 자동으로 배정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학생 수는 줄어들었지만 교부금은 43조 원에서 76조 원으로 폭증했다. 일선 교육청에는 매년 수조 원의 이월·불용액이 쌓이고 있다. 넘친 곳간을 후보들이 이를 쌈짓돈으로 여겨 선심성 공약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경기도에서는 ‘중1 교육 펀드 100만 원’ ‘고교생 기본소득 10만 원’ 공약이 등장했고, 서울·충북·경남 등에서도 교육 바우처, 사회 진출 지원금, 교통비 지원 등 선심성 공약이 난무한다. 교육의 본질인 학습권 보장과 환경 개선은 뒷전이고, 표를 사겠다는 저급한 인식만 판치고 있는 꼴이다. 아직도 이렇게 유연성이 떨어지는 정부와 지방기능이 따로 작동되고 있다니 할 말을 잃은 민주주의라…국가 재정은 한정돼 있고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복지 수요와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R&D) 등, 돈을 써야 할 곳은 산적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독 초중고 교육예산만 비효율적으로 낭비되는 것은 국가 자원 배분의 명백한 실패다. 정부와 국회는 시대착오적인 교부금 산정 방식을 학생 수 변화와 연동하도록 개편해야 하며, 불요불급한 예산은 시급한 국가과제를 위해 시용하는 유연성은 당연한 기술이다.
시급한 ‘국가과제’는 수도 없이 많다. 그중에서 우선순위 1, 2만을 고르라 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청년세대를 위한 지원활동”과 “효율적인 민주주의”가 정착되도록 ‘혁신적인 제도 개선’을 과감하게 실천할 수 있기를 주문한다. 우리나라의 청년실업자는 3월 현재 28만 명이다. 청년이 굳건한 뿌리를 내릴 수 있어야 나라가 건강할 수 있다. 이는 바로 실업자를 없애는 일이다. 요즘 청년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것은 ‘기회’의 빈곤이다. 교육 수준은 높아졌고 정보 접근성은 크게 확대됐지만 정작 일할 수 있는 그라운드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노력과 성취가 비례하던 시대는 지나갔고 이제는 출발선 자체가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정’에 대한 요구가 커진 것도 이 때문이다. 청년들이 말하는 공정은 규칙의 형평성이 아니라,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의 보장이다. 삶의 방식 또한 달라졌다. 안정된 직장을 목표로 삼던 시대에서 벗어나 오늘의 청년은 불확실성을 전제로 한 “생존전략”을 택한다. 이와 함께 ‘가치’의 중심도 이동하고 있다. ‘개인의 삶’을 우선시하는 경향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공동체 의식의 약화라기보다, 개인이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시대적 현실의 반영이다. 헌신하기에는 보상이 불확실하고, 미래에 대한 예측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한국을 완전히 떠나지 않는 이유는 이 사회가 여전히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변화의 가능성은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서 좋은 아이디어를 마음껏 적용할 수 있는 청년 영토를 만들어 참여 시키며 실패를 두렵지 않게 하는 무한도전의 기회를 국가가 부여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러한 배려와 믿음이 그들이 지니고 있는 꿈, 깡, 끼를 통해 제2의 삼성, 현대, SK 등 초일류 기업을 탄생 시킬 수 있다.
다음으로는 진정 “국민이 주인”인 “효율적인 민주주의 정착”이다. 지금은 4대 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를 치르는 선거철이다. 이렇게 하는 것만이 민주주의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많은 것에 깜짝 놀라곤 한다. 좁은 나라에서 특별시라고 시장 뽑고, 시의원 뽑고, 기초 자치단체장 뽑고, 기초의원 뽑는 이런 “작업과정”이 민주주의를 하는 것이냐?로부터, 공천 문자 공해, 민심은 분열되고, 인심 좋은 공동체가 서로 외면하며, 붕괴 직전까지 이르게 만드는 이런 제도, 고민해야 한다. 제도들을 당장 바꾸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에게 묻고” “답변”을 들어 우리 실정에 맞지 않은 제도들은 과감히 손질하여 ‘시대의 흐름’을 담아낼 수 있는 새 틀을 마련하자라는 주문이다. “지방자치 30년을 평가하는 대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평가하는 ‘과정’과 ‘평가 결과’에서 얻어진 결과물은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나침판이 될 것이다. 이러한 기초 작업에서부터 재정 분배(예산편성) 작업이 이루어져서 한 푼 한 푼이라도 재정 낭비가 없도록 하여야 한다. 지방자치는 국민을 위해 필요하지 ‘정치인들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4월 14일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과 벨기에의 정부 부채 비율이 중장기적으로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금을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정부, 청·장년들이 두뇌와 허리를 맡아서 일해 가는 유연성이 뛰어난 민주주의 국가는 1000년 국가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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