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실험’을 거치지 않은 핵무기라도…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6년 04월 06일(월) 16:17 가+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상식적이지 않아서, 또 세상 이치에 맞지 않은 언행으로 어리둥절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국제 관계에서의 호혜평등의 원칙보다는 힘센 국가의 입맛대로 가고 있다는 소식들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최근 러·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보면서 더더욱 강대국으로 가는 길, “핵”을 보유하는 일이 절실해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어느덧 5년째로 접어들었다.
군사력과 국력을 앞세운 ‘골리앗’ 러시아와 이에 맞선 ‘다윗’ 우크라이나의 싸움으로 비유됐던 이 전쟁은 현대사에서 가장 많은 희생을 낳은 분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22년 2월 시작된 전쟁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단기간에 우크라이나를 굴복시키고 소련 시절의 영향력을 되찾겠다는 구상을 품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전쟁은 러시아를 군사·경제·외교적으로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 전략국제문제 연구소(CSIS)에 따르면 2022년 이후 러시아군 사상자는 약 120만 명에 달한다 하고 이 가운데 사망자는 32만 5000명을 넘는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다.
2026년 2월 6일, 이란과 미국은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간접적인 핵 협상을 가졌으며, 이란은 진전 여부가 본국에서의 협의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2월 15일에서 20일 사이, 이란은 석유 수출을 평상시의 3배로 늘리고 비축량을 줄였다. 2026년 2월 25일, ‘아바스 아라그치’이란 외무장관은 제네바에서의 회담 재개를 앞두고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미국과의 “역사적인” 합의가 “손에 닿을 거리”에 있다고 밝혔으며, 외교가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평화적인 핵 기술 권리를 옹호하는 동시에 핵무기 개발에 반대하는 이란의 입장은 “수정처럼 명확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의 중동 특사·스티브 위트 코프는 이란이 최근 핵 협상을 시작하면서 제로 농축이라는 미국의 제안을 거절하고 자신들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인·농축 우라늄·추출을 고집했으며, 심지어 460kg의 60% 농축 우라늄으로 11개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고 자랑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월 28일 ‘장대한 분노’라는 전쟁 구호를 외치며 이란 공습에 나섰다.
그러나 완전한 항복을 받아내려 했던 전략은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와 미국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라고 하는 ‘자만’과 ‘교만’이 불러온 “확증편향”이다. 푸틴이나 트럼프는 핵무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회주의권’과 ‘서방권’의 맹주라는 우월의식이 일주일 이내에 항복을 받을 수 있고 그들이 생각했던 모든 것을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성공이라고 장담하기에는 잃은 것이 너무 많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보면, 핵무기를 갖게 되면 누구와도 상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최소한 지지 않은 전쟁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기 쉽다.
이와 같은 생각은 북한 김정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최근 대내외적인 메시지는 남한을 적으로 간주하면서 대한민국 정도는 한방에 골로 보낼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서슴지’ 않고 내보내고 있다. 그런 메시지를 보낼 때마다 무식이 용맹이지 하면서도 섬뜩함을 금할 수 없다. 전쟁이 일어나면 내가 총들고 나가 몇 놈은 죽일 수 있어 하는 악바리 근성이 나도 모르게 솟아나곤 하지만, 우리 모두를 위해 특별히 꿈 많은 젊은이들을 위하여, 조심스러우면서도 “확실한 방어책,” 시대를 뛰어넘는 철옹성 같은, 감히 넘나 볼 수 없는 “그 무엇”을 준비함이 현명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핵무기는 어느 나라가 보유하고 있는가? NPT에서 공식 인정하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이며 그 밖에 실제 보유국은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으로 보고 있다. NPT에서 인정하는 국가는 지금까지 다른 나라로부터 침범을 받지 않은 나라이다. 실제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국가도 이스라엘을 제외하고는 다른 나라로부터 침범을 받거나 분쟁이 별로 없는 나라이다. 이스라엘의 경우 지정학적인 여건이나 종교 때문에 분쟁이 끊임없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환경이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도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당위성”을 갖기에 충분하다. 다만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NPT로부터 ‘인정받는 일,’ ‘탈퇴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일이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핵무기의 끈’을 놓지 않는 ‘의지’의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 ‘핵실험을 하지 않을 조건,’ 우리의 ‘현 남·북한 대치 여건,’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실험을 거치지 않은 핵무기’라도 싸우지 않고 실속을 챙기는 “방어용”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다. 누구도 효능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자칫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으니, 어떻게든 핵무기를 보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