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계절에, 영화 ‘위대한 쇼맨’이 던지는 교훈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6년 03월 16일(월) 16:07 가+가-

바야흐로 지방정치의 계절이다.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후 거리로 쏟아져 나온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유권자들을 접촉할 때 쇼에 능숙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결과가 뚜렷하게 차이가 나는 경우를 우리는 허다하게 보아 왔다. 그럴 때 등장하는 용어가 바로 ‘쇼맨십’일 것이다. 감춰져 있는 내면의 세계를 알아차리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의 내면의 세계에 감추어져 있는 인품을 아는 것으로부터 선거는 시작되어야 함이 민주주의의 기본정신이며 정치가 바로 권력과 돈과 명예라는 등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정치적 쇼맨십이 아주 발달한 나라다. 쇼맨십은 정치인들이 대중들을 짧은 시간에 자기편으로 만들어가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다. 특히 현 대통령 트럼프의 쇼맨십은 그가 정치에 진출한 초기는 물론이고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요란스러웠다는 평가이다. 2026년 2월 28일 ‘장대한 분노’라는 전쟁 구호를 외치면서 이란에 융단 폭격을 가했을 때도,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거침없는 화법으로 “핵을 보유하도록 묵인할 수 없다. 해군력과 공군력을 마비시켰다. 전쟁은 곧 끝난다. 비축유를 풀겠다. 전쟁은 최고 사령관이 더 이상 폭격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때 내가 끝낸다.” 등으로 지켜보는 세계인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표현인 것 같기도 하지만, 평가에 따라서는 엇갈릴 수도 있다. 특히 지난번 대통령 선거 유세 중에 총격 사건에서 보여준 트럼프의 모습은 ‘쇼맨십’의 달인다운 모습이었다. 얼굴에 피가 흐르는 상황에서도 경호원들 사이로 얼굴을 내민 그는 주먹을 불끈 쥐며 ‘파이팅’을 외쳤다. 그의 지지자들에게는 엄청난 환호를 불러일으키는 명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1980년 제49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레이건 대통령 후보는 이러한 ‘쇼맨십’의 덕을 톡톡히 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그는 할리우드 영화배우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연기에 익숙한 사람이기도 했다. 당시 그는 TV 토론회에 출연해 아낌없는 연기 실력을 발휘했다. 목소리와 표정, 손짓 등 전체적인 모습에서 흠잡기 힘든 모습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반면 경쟁자였던 카터는 이에 훨씬 못 미치는 모습으로 늘 수세에 몰린 모습이었다. 결국 카터 대통령은 낙선의 고배를 마시게 되었다. 그러나 퇴임 후의 카터 대통령의 행보는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의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해비타트(사랑의 집 짓기)’ 운동을 비롯한 지구촌 곳곳을 누비면서 ‘평화 중재’와 ‘인도주의’활동,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았었던 그는 2024년 12월 별세한 후에도 감동과 울림이 있는 대통령으로 기억된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가족애’라는 가치관으로 가다듬은 영화 ‘위대한 쇼맨’을 통해서 ‘정치의 계절’(선거철)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고민해 보자.
위대한 쇼맨은 2017년에 개봉한 뮤지컬 영화로 PT 바넘의 삶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며, 한 사람의 꿈이 어떻게 세상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다. 영화의 주인공인 P.T 바넘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부터 화려한 삶을 꿈꾸며 자라난다. 그는 어린 시절 ‘채리티’라는 소녀와 사랑에 빠지며 결혼하게 되고, 둘은 결혼 후에도 어려운 삶을 이어간다. 바넘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여러 가지 직업을 전전 하지만, 언제나 그의 마음속에는 더 큰 꿈이 있었다.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쇼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바넘은 전통적인 서커스와는 다른 형태의 쇼를 구상하며 다양한 인물들을 찾는다. 그가 모집한 인물들은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거인, 난쟁이, 이중성격을 가진 여성 등. 모두가 특별한 능력이나 외모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사회적으로 많은 차별을 겪고 있던 사람들이었고. 바넘은 이들을 하나로 모으고 그들의 특별함을 보여주는 무대를 꾸며가며 쇼를 만들어 간다. 그의 쇼는 예상외로 크게 흥행하게 되고 바넘은 더 욕심을 부리게 되어, 유명한 오페라 가수 제네 비버와 협력하고 그의 기존 쇼를 더 화려하고 세련되게 만들려 한다. 하지만 바넘은 자신이 처음 시작했던 꿈과 점점 멀어져 가고, 자신이 소중히 여겼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갈등을 겪게 된다. 결국 처음의 가치관을 잊어버리게 되고, 가족을 등한시하며, 새로운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바넘은 결국 자신이 놓친 중요한 가치, 즉 가족과 친구, 그리고 진정한 사랑을 되돌아보게 되며, 이런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과 만족하는 삶이 인격을 갖춘 최고 가치라고 생각한다.
결국, 선거는 ‘쇼맨십’뒤에 숨어있는 비인격적인 욕망, 이런 사람을 구별해 내는 분별력 있는 사람들의 바른 선택이다. 따라서 지나친 ‘쇼맨십’은 경계해야 할 우리의 과제 일 수도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