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법원, 옛 통일교에 해산 명령, 청산 절차 시작… 日정부 환영
日정부 “국가 측 주장 인정… 신속한 피해자 구제 기대”
작성 : 2026년 03월 04일(수) 17:01 가+가-

일본 도쿄고등재판소(고등법원)는 4일 일본 고액 헌금 강요 등 민사상 불법 행위를 저지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현 가정연합) 해산 명령 결정을 내렸다.
현지 공영 NHK,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쿄고등재판소 미키 모토코(三木素子) 재판장(판사)은 이날 가정연합의 즉시 항고 청구를 기각했다.
이로써 지난해 3월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가 종교법인법에 근거해 가정연합에 “1500명 이상에 약 204억엔의 피해를 초래했다”며 내린 해산 명령의 효력이 즉시 발생했다.
도쿄지방재판소는 도쿄고등재판소 판결에 따라 가정연합의 재산 관리, 처분 등을 담당할 ‘청산인’으로 이토 히사시(伊藤尚)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토 변호사는 앞으로 2개월 내에 ‘채권자’ 가정연합에 대한 헌금 피해 등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최소 3건 이상의 피해 신고를 하도록 관보를 통해 통지할 예정이다. 가정연합 재산을 처분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변제 등 대응을 맡게 됐다.
청산 후 남은 재산은 가정연합이 정한 후계 단체, 국고로 옮겨진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말 기준 가정연합의 총 자산은 약 1181억 엔(약 1조1080억 원)이었다. 2022회계연도까지 8년간 연평균 약 409억 엔의 헌금 등 수입을 얻었다.
아울러 가정연합은 종교법인의 지위를 상실해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없게 된다. 호리 쇼이치(堀正一) 회장 등은 퇴임 수순을 밟게 된다.
가정연합은 도쿄고등재판소의 즉시 항고 청구 기각에 대해 “결론이 정해진 부당한 판단”이라며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 특별항고를 포함, 신앙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계속 싸우겠다”며 불복 의향을 밝혔다.
가정연합의 자문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법치 국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도 되는가”라며 “가능한 한 빨리 내용을 검토해 특별 항고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가정연합이 최고재판소(대법원)에 항고한다 하더라도, 판결이 뒤집히지 않는 이상 해산 절차는 계속 진행된다.
일본 정부는 해산 명령 판결에 환영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도쿄고등재판소 판결에 대해 “국가 측 주장이 인정된 것으로 수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국과 협력해 피해자 구제에 필요한 대응을 철저히 하도록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청산 절차가 적절하게 진행돼 신속한 피해자 구제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마쓰모토 요헤이(松本洋平) 문부과학상은 보도자료를 내고 “옛 통일교 신자들의 불법 헌금 권유 등 행위로 인해 장기간에 걸친 다수의 사람들이 막대한 재산적·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는 우리의 주장이 인정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문부과학성으로서 청산이 원활하고 확실하게 진행돼 피해자 구제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관계 부처와 협력해 가능한 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법령 위반을 근거로 종교법인이 해산 명령을 받은 사례는 가정연합이 3번째다. 민법상 불법행위를 근거로 해산 명령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성주 기자 tdh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