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중동 대피령… “대이란 공격 크게 늘릴 것”
항공편 대거 결항에 대피 난항
트럼프 “큰 파도 곧 온다” 경고
작성 : 2026년 03월 03일(화) 17:29 가+가-

미 위성업체 밴터(Vantor)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1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 있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공식 거주지 일대 건물들이 손상돼 있다.
미 국무부가 2일(현지 시간) 중동 체류 자국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국무부는 이날 “심각한 안전 위험을 이유로 아래에 열거된 국가들에 있는 미국인들은 이용 가능한 상업 교통수단을 이용해 지금 즉시 떠나라(DEPART NOW)”고 밝혔다.
여행 경보가 적용되는 국가는 이란, 바레인, 쿠웨이트, 이집트, 레바논,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카타르, 이스라엘(서안지구·가자지구 포함), 요르단, 예멘 등 14곳이다.
다만 중동 상공이 사실상 폐쇄되고 항공편 운항이 제한되면서 실제 대피가 원활히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NN이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통해 확인한 결과, UAE와 카타르, 쿠웨이트, 이스라엘, 바레인, 이라크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는 이날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선 취소도 급증했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1~2일 수천 편의 국제 항공편이 취소됐고 취소 규모는 계속 늘고 있다.
항공기는 다른 공항에 묶이고 승무원들도 발이 묶인 상태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항공기 보험과 항공권 가격, 운항 지속 가능성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항공편은 우회 운항이 불가피해지는 만큼 비행 시간이 늘고 연료 소모가 커진다.
승무원·항공기 운용에도 연쇄적인 차질이 생겨 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항공 분야의 영향은 최소 향후 며칠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CNN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이란 공격이 더 강화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CNN은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앞으로 24시간 내 미국이 대이란 공격을 “크게 늘릴 것”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1차 공격을 통해 이란의 방어 능력을 약화시키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했으며, 다음 단계에서는 이란의 미사일 생산 능력과 무인기, 해군 전력을 파괴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공격 수위를 더 높일 것임을 시사하며 “우리는 아직 그들을 세게 때리기 시작하지도 않았다. 큰 파도는 아직 오지 않았다. 곧 큰 것이 온다”고 말했다.
한편 미·이스라엘의 합동 공격 사흘째인 2일(현지 시간) 이란의 사망자가 550명을 넘어섰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 적신월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격으로 이란에서 최소 555명이 사망했으며 전국 130개 이상의 도시가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이란에 대한 공습을 실시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그의 가족 및 측근, 이란 최고위 인사 등이 사망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테헤란 거리 곳곳에서 연기가 치솟고 건물이 파손된 모습이었다. 일부 주민들은 공습을 피해 도시를 떠나거나 장기전을 우려해 식료품 사재기를 하기도 했다.
테헤란 북부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거의 5시간마다 큰 폭발음이 들리고, 때로는 건물이 흔들리기도 한다”며 “테헤란 곳곳에 거대한 연기가 치솟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이란을 탈출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지난달 28일 아스타라 국경 검문소를 개방한 이래 최소 370~400명으로 추산되는 외국인이 이란에서 아제르바이잔으로 대피했다.
대피한 외국인의 국적은 아제르바이잔을 필두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폴란드, 러시아, 중국, 파키스탄, 인도, 방글라데시, 네팔 등 20개국이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자 자국민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자국 최남단에 위치한 아스타라 국경을 개방했다. 외국인의 통과도 허용했다. 아스타라는 이후 출국을 시도하는 외국인들로 통행량이 급증했다.
지난 1일 가족과 함께 국경을 넘은 파키스탄인 사둘라 칸은 유로뉴스에 “테헤란은 폭격이 빗발치고 있다”며 “이틀 전 테헤란을 떠나 아스타라로 향했고 이제 안전하다. 정말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조기윤 기자 ky269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