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유·OPEC+증산도 역부족? WSJ “최악땐 유가 130달러”
현재 석유 위기, 과거와 다를 것이란 평가도
작성 : 2026년 03월 03일(화) 17:27 가+가-

이란 분쟁으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상승세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파이프라인 제약, 전략비축유 등의 한계로 유가 급등세가 당분간 완화되긴 어렵다고 분석한다.
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는 2가지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고공행진 할 수 있다”며 “전 세계 석유 생산량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장시간 막히거나, 중동 지역의 석유 생산·기반 시설이 심각한 타격이 입을 경우”라고 분석했다. 특히 인접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의 잉여생산능력(spare capacity)에 차질이 생길 경우 상황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봤다.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선임 연구원 클레이턴 시글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란이 인접국의 석유 시설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것”이라며 “복구가 어렵고 이란의 무기 체계 사정권 내 있어 (인접국의) 수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13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석유 시장은 지정학적 위협을 대체로 빠르게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최근 역사에서 현실화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1980년대 이후 완전히 봉쇄된 적 없고,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에 대한 두 차례 공격도 큰 피해를 주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 위기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이란 지도부 정권 교체까지 압박하고 있으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정유 시설 등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봉쇄하지 않더라도, 공격이나 괴롭힘, 기뢰 설치 등으로 통행을 방해할 능력은 충분하다.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차단될 경우 석유 시장의 큰 혼란은 불가피하다. 우선 원유를 다른 곳으로 수송할 파이프라인 용량이 부족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역 내 우회가능한 파이프라인 용량이 하루 약 420만 배럴에 불과하다고 추정한다.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를 대비한 산유국의 ‘잉여생산능력’도 많지 않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이 생산량을 늘리긴 했으나,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 비하면 적다.
김용전 기자 Danielyongjen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