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균형발전,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일 더 중요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6년 02월 23일(월) 15:58 가+가-

‘지역균형발전’은 수도권 집중현상을 완화하고 비수도권의 자립적 성장 역량을 강화하여 전국이 골고루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국가적 전략으로 이상적인 발전모델로 인식되어 왔으며, 단순한 지역 간 배려가 아닌 대한민국의 지속기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생존 전략으로 수도권 중심의 성장 정책에서 벗어나 지방 주도의 성장을 도모하려는 기획안이다.
균형발전론의 중심에는 지역 간 불평등이 가중되면 국가 전체의 성장과 발전을 억제하는 제동효과(braking effect)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지방의 위기는 곧 수도권의 위기이자 국가 전체의 위기라는 평준화 개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그동안 정부는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해 왔다. 1964년 ‘대도시 인구집중방지시책’을 시작으로 2021년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개정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구와 산업의 수도권 집중을 억제하고 비수도권 지역으로의 분산을 추진해 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과천에 정부청사를 지어 이전하였고 세종 시로 정부청사를 이전하는 등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과감하게 추진하였다.
그러나 정부의 다양한 정책의 성과는 기대했던 결과로 나타나지 않았으며 불편과 비용낭비를 가져온 셈이 되었다. 한편 인구의 수도권 집중현상은 해마다 늘어나 1970년대 전체 인구의 20%대에 불과했던 수도권 거주인구 비율이 현재 50%를 넘어섰다.
이렇듯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많은 재정투입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결이 불가능한 난제처럼 보인 것은 지역에 포진되어 있는 모든 여건의 태생적인 환경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역균형발전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개념이라는 것은 아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노력은 우리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국가적 책무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재명정부가 전국을 5 극 3 특으로 재편하는 개편안을 내놓고 시동을 걸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수도권 일극체제를 탈피하고 전국을 5개의 초 광역권과 3개의 특별자치도로 재편하여 지방 주도 성장을 이루겠다는 야심 찬 정책이다.
그런데 우리가 유의해야 할 것은 지방의 ‘균형발전전략’이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 이어져야 함은 당연한 논리일 텐데 그렇게 된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석학들의 지적은 우리의 실상을 꿰뚫어 보는 혜안을 가진 분들의 예리한 판단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수도권으로 일자리 찾아가는 젊은이들을 막을 수 있겠는가?
요즘 반도체 클러스트 조성과 관련한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상황을 주시해 보면 지자체마다 자기 구역이 최적지라는 홍보와 함께 유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 와 같이 반도체 클러스트는 설계, 공정, 후 공정으로 일사불란하게 진행되는 소.부.장 산업은 물론이려니와 전력과 용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첨단 산업을 뒷받침하는 산업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어야 함이 필수조건이다. 더더욱 ‘반도체’는 시간과의 싸움이기에 신속한 추진이 가능한 지역이라야 하며, 국가경쟁력과 바로 직결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지자체에 맡길 일이 아니라 ‘정부’가 주도적으로 입지를 선정하여 신속하게 추진하여야 함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 매우 설득력이 있다.
그렇다면 ‘지역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지역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은 언뜻 외형적으로는 서로 ‘보완’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균형발전정책’이 항상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아니며, 경쟁력을 ‘약화’시키기도 하는 위험도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반드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 핵심 포인트는, 우선 지역에 성장 동력을 분산하면 외부 충격에 대한 ‘국가 경제의 회복력’이 높아질 수 있어, 균형발전이 국가경쟁력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다는 논리지만 반대로 균형발전이 ‘비효율적 자원배분’으로 이어지면 오히려 ‘재정낭비’가 늘어 국가 전체 성장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지역균형발전정책이 지역경제성장을 촉진할 수는 있으나, 모든 지역이 고루 균형적인 발전을 보장받지 못하며 오히려 ‘불균형’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는 점도 유념하여야 한다. 특히 경제적 역량이 약한 지자체는 도태되어 지역 간 격차가 커질 수 있다. 또 하나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공동체 사회’는 뒤로하고 모든 정책의 중심에는 ‘자국이익 우선 주의자’로 행보하고 있다. 보조를 맞추는 일과 그렇지 않은 것 중 어느 쪽이 우리에게 유리한지도 계산하기 힘들지만, 강대국이 가지고 있는 모든 이점을 백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은 알아차릴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어느 때보다도 절박한 상황이라고 자각하여야 한다. 지구촌시대에 우리가 품고 있는 최고 가치인 ‘공존공생’이라는 가치를 관철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경제력’과 ‘국방력’과 ‘국론통합’이라는 탄탄한 ‘국가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지역균형발전’도 필요한 전략이지만 ‘국가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정책이 최우선 되어야 함은 말할 나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