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부터 케데헌 ‘골든’까지… ‘그래미’ 시상식서 존재감 넓힌 K-팝
작성 : 2026년 02월 10일(화) 16:28 가+가-

K-팝의 ‘그래미 어워즈’ 도전이 올해를 전후해 전환점을 맞고 있다.
10일 K-팝 업계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반복적인 후보 지명과 무대 출연을 통해 K-팝이 그래미 어워즈에서 논의될 수 있는 장르임을 꾸준히 입증해왔다.
그 시간의 축적 위에서, 올해는 다양한 K-팝 아티스트와 음악이 후보·무대·수상 전반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며 또 다른 양상의 성과를 새로 썼다.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제 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넷플릭스 K-팝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OST ‘골든(GOLDEN)’이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을 수상했다. K-팝과 연관된 작품이 ‘그래미 어워즈’에서 첫 수상 성과를 거둔 사례다.
이와 함께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겸 솔로가수 로제, 하이브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 등 K-팝 아티스트들은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 ‘올해의 신인상(Best New Artist)’ 등 제너럴 필드 주요 부문 후보에 이름 올렸다. 시상식 무대에도 오르며 올해 시상식 전반에서 상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이번 성과는 과거 소프라노 조수미, 음향 엔지니어 황병준 사운드미러코리아 대표 등이 클래식 분야에서 그래미를 수상한 전례와 연결되면서도 대중음악, 특히 K-팝이라는 산업적·문화적 맥락 안에서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한국 음악 콘텐츠가 글로벌 주류 음악 시장에서 수용되는 방식이 점차 다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골든’의 수상 등 올해 K-팝의 그래미 어워즈 결과는 방탄소년단 이후 형성된 하나의 경로로 설명 가능하다. 후보 지명과 무대 노출이 반복되며 경험이 축적되고, 이후 수상까지 이어진 과정은 K-팝이 그래미 어워즈에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으로 논의되는 분야’로 자리 잡아가는 국면을 의미한다. 평단에서는 방탄소년단부터 시작된, 이른바 ‘그래미 하이웨이’가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본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 겸 글로벌 K-팝 센터장(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 선정위원)은 “방탄소년단이 꾸준히 그래미에 후보로 오른 후 다른 K-팝 아티스트 및 음악에 대한 그래미의 장벽이 낮아진 게 사실”이라며 “방탄소년단은 이후 K-팝을 위해 포장도로를 만드는 어려운 작업을 해냈으며, 덕분에 지금 K-팝 가수들이 이 포장도로 위를 달리게 됐다고 본다”고 톺아봤다. 또한 “이는 올해 ‘골든’이 상을 받고 캣츠아이가 ‘올해의 신인’ 후보로, 로제&브루노 마스의 ‘아파트(APT.)’가 역시 ‘올해의 노래’ 후보로 오르는 등 본상(제너럴 필드)에 노미네이트 된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은 그래미 어워즈의 변화된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그래미 어워즈는 글로벌 팝, 라틴 팝, 아프로비츠 등 비서구권 음악의 비중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변화와 대중적 영향력을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실제로 올해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라틴 팝 슈퍼스타’ 배드 버니가 스페인어 앨범으로 그래미 어워즈의 최고 영예인 ‘올해의 앨범’을 수상하며, 비영어권 음악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