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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다? 이젠 새 옷 입어야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6년 02월 09일(월) 16:12 가+가-
요즘 6·3 지방선거 준비로 출마 예정자들의 발걸음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정작 유권자들은 선거에 무관심하면서도 스트레스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고 아우성이라면 대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문자 홍수, 출판 기념회 법석으로, 지역사회가 온통 시끄러워 생활 패턴에 균열이 생기고, 더 나아가 후보별 지지자들이 공동체사회를 갈라 치기하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면서까지 이런 선거를 치러야 하는 것일까? 현행 제도나 출마자들을 안주삼아 비판하는 장면들이 여기저기서 목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1700년대 프랑스의 시민들은 “자유, 평등, 연대”를 외치며 프랑스혁명을 일으켰고, 이러한 프랑스혁명에서 나온 ‘인권 선언문’은 현재 민주정치의 기본원리로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이념이 지방선거에서도 그대로 적용됨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렇다면 “권리”는 유권자들을 포함한 모든 주민들로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지금까지 해 왔던 “투표행위”만이 국회의원,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 제도라는 고정관념을 뒤로하고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참여민주주의”로 가는 길을 발굴하는 일이 미래를 위한 우리 모두의 소중한 몫이라 할 것이다.
우선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과연 그 말이 옳은 말일까?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선거제도는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지방의 기초의원에 이르기까지 당 공천이 출마의 시작이 되고 있다. 공천을 받기 위해서는 몸살을 앓을 정도로 시달리게 되는데 그 공천 제도를 검토해 보자.
첫째 정당공천은 ‘정당’이 곧 민주주의의 산실이라고 하는 말과 같은 의미이기에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주권재민’의 원칙과는 한창 비약된 논리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둘째는 참신하고 인품을 갖춘 좋은 일꾼들을 세우기 어렵다. 공천을 받기까지 복잡한 과정들은 기피 대상이다. 셋째는 지금까지 30년 이상 현 제도로 선출직을 뽑아서 일을 시켜 보았지만 어느 누구를 앉혀 놔도 지금 정도의 능력은 다 발휘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넷째 ‘주권 재민의 원칙’이 ‘선거 후’에는 철저하게 지배당하는 모순을 낳고 있다. 이러한 제 상황들을 눈여겨보면서 인재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는 누구를 선출하여도 민주주의를 굳건히 세워갈 수 있는 제도, 비용 절약하고 시행할 수 있는 만인이 참여하는 제도, 선거에 드는 천문학적인 비용 아껴서 AI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투자자금 확보도 가능한 제도인 “제비 뽑기”를 시행하자고 제안한다. 자다가 느닷없이 봉창 뚜들기는 소리 아닌가? 웃기는 소리 하네라고 비웃을지 모르지만, 곰곰 씹어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나쁜 건 고쳐야지, 선거 자체를 부정하는 건 민주주의 부정이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선거가 있는 한, 민주주의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담은 책, “국민을 위한 선거는 없다”가 우리의 시선을 꽉 잡는다.
2016년도에 출간된 레이브라우크(Reybrouck)의 저서 “국민을 위한 선거는 없다”는, 국내외의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충격을 받으면서도 공감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선거가 곧 민주주의라는 고정관념을 비판하고 금권정치와 소수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난 새로운 민주주의를 제시한다. 이 책은 우선 ‘민주주의 피로감 증후군’이라는 광범위한 정치 불신이 도대체 어디서 기인한 것인지 그 원인을 찾는 데서 시작한다. 정치인이 문제인가? 민주주의가 문제인가? 대의 민주주의가 문제니 직접 민주주의가 답인가? 여러 후보를 하나씩 짚다가 결국은 정치인도 민주주의도 대의 민주주의 그 자체도 문제의 원인은 아니라고 결론 내리게 된다. 그리면서 대의 민주주의를 선거와 등치 하는 것, 바로 “선거”야 말로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고정관념이 문제의 진짜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홍보하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말에 익숙하다. 이 때문에 우리는 국회의원이나 정당을 비판하면서도 정작 ‘선거 제도’ 자체를 바꿔보자는 생각은 못 했다.
지금 우리는 전환기적 시대에 와 있다. 60대 이하 대부분이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으며, 문맹률은 제로에 가깝다. 또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으면서 많은 사람이 자기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이 있다. 더 중요한 핵심이 있다. 민주주의는 결과만 놓고 이야기하는 제도가 아니라, 다양한 과정에서 소수의 의견도 받아들이고, 최종적으로 합의된 결과에 승복해야 하는 제도가 바로 민주주의 문화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이 다양한 공간에서 참여할 기회가 열려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제비 뽑기”, “추첨제”를 시행할 시점이 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 글을 읽은 독자의 경우, 만약 제비 뽑기로 어느 선출직에 당첨되었다면 난 할 수 없다고 양보할 자신이 있는가? ‘주권재민’에 의한 “국민 참여민주주의”를 정착시키자.
성서 잠언기자는 “제비는 사람이 뽑으나 모든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고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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