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전 보호, 안전한 지역사회의 출발점
이승환 고흥소방서 현장대응단 소방장
작성 : 2026년 02월 04일(수) 16:18 가+가-
매달 관내 소방용수시설을 점검하다 보면 안타까운 장면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화재 발생 시 소방용수를 공급해야 할 소화전이 쓰레기더미에 파묻혀 있거나 음식물 쓰레기가 무단 투기된 채 방치돼 있는 경우다.
도로변에 설치된 소화전은 화재 발생 가능성과 주변 환경을 고려해 신중한 조사 끝에 설치된 중요한 소방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들의 무관심으로 그 기능이 위협받고 있다.
소방차량에는 보통 3~4톤의 물이 적재돼 있다. 많은 시민들은 이 정도의 물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화재 현장에서 신속하게 방수를 시작하면 10분도 채 되지 않아 소진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서는 소화전을 통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급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처럼 소화전은 화재 현장에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시설이다.
그러나 쓰레기 적치뿐만 아니라 소화전 주변 불법 주·정차 차량 역시 화재 진압 활동에 큰 장애가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도로교통법에서는 소방용수시설 주변 5m 이내 불법 주·정차 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주민신고제도 또한 시행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화전 주변 적색 노면에 주차된 차량을 쉽게 볼 수 있는 현실이다.
화재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발생할지 알 수 없다. 소화전 주변 불법 주?정차나 쓰레기 적치로 인한 피해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그 피해는 언젠가 나 자신과 내 가족에게 돌아올 수도 있다.
소화전 주변을 비워두는 작은 배려와 실천이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첫걸음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때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곧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든다. 소화전 주변 지키기에 모두가 함께 동참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