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불법 이주민 합법화… 50만명 이상 혜택 예상”
지난해 연말 이전 5개월 이상 거주자, 1년 거주·노동 허가
스페인 정부, ‘왕령’으로 의회 승인 우회… 보수 정당 반발
작성 : 2026년 01월 28일(수) 17:09 가+가-
스페인 정부가 불법(미등록) 이주민들의 체류 자격을 합법화하는 계획을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라틴 아메리카 이주민을 중심으로 최소 50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이번 체류 자격 합법화 조치는 지난해 12월31일 이전 스페인에 입국해 최소 5개월 이상 거주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외국 국적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범죄 기록도 없어야 한다.
스페인 정부는 합법화 대상자들에게 최대 1년간 거주 및 노동 허가를 발급할 예정이다. 이후 연장도 가능하다. 합법화 신청은 오는 4월부터 6월말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합법화 조치는 ‘왕령(Royal Decree)’으로 승인될 예정이어서 의회의 별도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스페인 정부는 이번 합법화 조치로 최소 50만명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페인은 최근 라틴 아메리카 출신 이주민이 대거 유입되는 현상을 겪고 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푼카스(Funcas)’에 따르면 스페인 내 불법 이주민 수는 2017년 10만7409명에서 2025년 83만7938명으로 8배 가량 증가했다.
불법 이주민 다수가 콜롬비아와 페루, 온두라스 등 라틴 아메리카 국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스페인 경제 호황의 중추인 농업, 관광, 서비스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조치는 20년만의 불법 이주민 합법화다. 스페인 정부는 앞서 1986년부터 2005년까지 6차례 대규모 합법화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다만 반대 목소리도 존재한다. 극우 성향 정당 복스는 이번 조치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복스 대변인은 “이번 계획은 우리의 정체성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법원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고성주 기자 tdh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