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설득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6년 01월 28일(수) 16:24 가+가-

토마스 카알라일이 프랑스 대혁명에 대한 그의 방대한 원고를 끝냈을 때였습니다. 그는 그 원고를 존 스튜어트 밀에게 읽어보라고 주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에, 창백한 얼굴로 카알라일의 집에 찾아온 밀은 하녀가 그 원고를 불쏘시개로 사용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카알라일은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며칠을 보냈습니다. 2년 동안의 노고가 수포로 돌아간 것입니다. 그는 다시 써야겠다는 용기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 방대한 원고를 다시 쓴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어느 날, 카알라일은 거리를 걷다가 석공이 길고 높은 벽을 쌓는 것을 보았습니다. 잠시 그 자리에 서서 작업 광경을 지켜보던 카알라일에게는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석공은 한번에 한 장씩 돌을 쌓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그때의 경험으로부터 영감을 받아들이며 결심했습니다.” 하루에 한 페이지씩 써가자. 내일은 다음 페이지를, 모레는 그 다음 페이지를, 좋다! 그렇게 하자.” 그는 천천히 조금씩 시작했습니다.
그 일은 굉장히 지루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꾸준히 계속했고, 마침내 끝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그 결과 완성된 원고는 첫 번째의 그것보다 더욱 훌륭한 것이 되었습니다. 나쁜 기억이나 불행한 사건에 얽매이 지 말라 백미러로는 멀리까지 볼 수 없습니다. 당신은 앞을 보아야만 합니다.
빗을 만드는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뽑는데 무려 100명이나 지원을 했습니다. 면접관이 100명을 모아놓고 빗을 하나씩 나누어주면서 말했습니다.
“어떤 방법이든 좋으니 스님들에게 이 나무 빗을 팔아보세요. 시간은 열흘 드리겠습니다. 가장 많이 판 분을 영업부장에 임명하겠습니다. 한 개도 팔지 못하신 분은 회사로 돌아오실 필요가 없습니다.”
아니, 머리카락이라곤 한 가닥도 없으신 문어대가리 스님들에게 빗을 팔라니 나 원 참! 열흘 뒤에 단 세 사람만 회사로 돌아왔습니다.
첫 번째 사람이 말했습니다. “저는 바위에 앉아 맨머리를 긁고 있는 스님에게 다가가 머리 긁는데 쓰는 용도로 한 개를 팔았습니다.”
두 번째 사람이 말했습니다. “자세히 관찰하니 절을 찾아오는 분들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다 엉켰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 빗을 문밖에 달아 놓으면 참배객들이 머리를 단정히 하고 들어올 것이라며 주지 스님을 설득하여 10개를 팔았습니다.”
세 번째 사람이 말했습니다. “절에 오는 분들에게 나무 빗에 적선소(積善梳 선을 쌓는 빗)라고 글자를 새겨서 답례로 전하면 굉장히 의미 있는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랬더니 스님이 크게 기뻐하며 그 자리에서 1천 개를 주문하셨습니다.
미국의 소매상협회에서 세일즈맨의 거래실적과 집념의 상관관계를 연구, 공개했습니다. 물건을 판매할 때 세일즈맨 중 48%는 단 한 번 권유하고 포기합니다. 두 번 권유하는 사람은 25%였습니다. 세 번 권유하는 세일즈맨은 15%였습니다. 세일즈맨 중 오직 12%만이 네 번 이상 권유한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네 번 이상 권유하는 12%의 세일즈맨이 전체 판매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88%의 세일즈맨이 판매한 상품은 고작 20%에 불과했습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습니다. 상품을 판매하는데도 이런 무서운 집념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사람들 간의 다툼이 생기면 토론으로 모든 걸 해결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수사학을 공부하던 소피스트들은 돈을 받고 대신 토론에 나섰는데,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어떻게든 자기주장이 옳게 만드는 수사학을 연구하고 있는 궤변일지라도 사람들의 호응을 더 많이 받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방식이 옳지 않다고 생각해 제자들에게 사람들을 설득할 때는 꼭 다음의 3가지 원칙을 지키라고 가르쳤습니다.
첫째로 로고스, 즉 이성을 지키라고 했습니다.
논리와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설득은 시작조차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파토스, 듣는 사람의 감정을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듣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같은 말이라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셋째로 에토스, 말하는 자신이 진실한 사람이 되라고 했습니다. 거짓말쟁이가 아무리 진실을 얘기해도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세 가지 중에서도 마지막 에토스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