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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계절,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김평석 전)광주시의회 전문위원.광주시의회 입법평가위원
작성 : 2026년 01월 18일(일) 16:24 가+가-
선거의 계절이 찾아왔다.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의원에서 광역단체장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4년간 지역의 살림과 삶의 방향을 책임질 일꾼을 뽑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지방선거는 중앙정치보다 훨씬 우리 일상과 가깝다. 도로와 복지, 행정의 방향 같은 선택이 곧바로 삶의 질로 이어진다. 그래서 지방선거는 늘 더 꼼꼼하고 세심한 판단을 요구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예년보다 더 많은 관심 속에서 치러지고 있다.
최근 광주·전남 광역행정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지역사회 전반에서 지방정치의 역할에 대한 질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이라는 큰 의제가 부상하면서, 선거 역시 단순한 인물 경쟁을 넘어 정치가 어떤 방향으로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야 하는지를 묻는 계기로 확장되고 있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현장은 분주해진다. 입지자들은 얼굴을 알리기 위해 발로 뛰고, 각종 약속과 구호가 쏟아진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는 잠시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묻게 된다.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인은 무엇을 해야 하는 사람인가. 선거는 반복되지만, 정치를 근본에서 되묻는 시간은 늘 충분하지 않았다.
정치를 권력이나 자리로만 바라보면 선거는 계산과 경쟁의 장이 된다. 하지만 정치를 공동체의 삶을 돌보는 일로 본다면, 선거는 책임의 출발선이 된다. 그래서 정치의 본질을 이야기할 때 이런 말이 오래 남는다. 정치는 주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라는 말이다. 거창한 구호보다, 아픈 곳을 먼저 살피고 약한 목소리에 먼저 귀 기울이는 태도, 그 소박한 자세가 정치의 시작이다.
정치의 시간을 조금 더 길게 바라보면 또 하나의 문장이 떠오른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정치를 두고 “단단한 판자를 천천히, 그러나 열정과 절제를 가지고 뚫어가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방정치야말로 이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영역이다. 눈에 띄는 성과보다 묵묵히 쌓아가는 행정, 순간의 인기보다 끝까지 감당하려는 책임이 지역의 내일을 만든다. 지방선거에서 우리가 찾는 인물은 큰소리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다.
광주·전남 광역행정 통합을 둘러싼 논의는 이러한 정치의 태도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 변화의 방향이 어디를 향하든, 중요한 것은 정치가 속도에만 매달리고 있지는 않은지, 그 과정에서 누군가의 삶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지는 않은지를 살피는 일이다. 이 논의는 지방정치가 선택의 순간마다 얼마나 깊은 성찰과 책임을 요구받는지를 일깨운다.
정치와 유권자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말이 있다.
한 나라의 정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말이다.
정치는 위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 만들어진다. 무엇을 요구하고, 무엇에 분노하며, 무엇에 침묵하는지가 결국 정치의 얼굴을 결정한다. 좋은 정치는 결코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선거의 계절은 늘 소란스럽다. 하지만 그 소음 속에서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정치의 본질이다. 정치란 말이 아니라 삶의 문제이며, 권력이 아니라 책임의 문제다.
이번 지방선거가 단순한 인물 선택을 넘어, 우리가 어떤 정치를 원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선거의 계절에 우리가 다시 정치를 이야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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