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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기술굴기’, 좁혀진 격차, 반칙추월? “꺾어야 한다”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6년 01월 12일(월) 16:28 가+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한국 10대 수출 주력업종 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미·일·중 경쟁력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철강, 일반기계,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등 5개 업종은 이미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다고 한다.
반도체, 전기·전자, 선박, 석유화학, 바이오헬스는 현재 한국이 우위지만, 5년 후에는 이마저도 중국이 한국을 추월할 거라는 충격적 전망을 내놨다. 이를 뒷받침하듯 모 기업인은 ‘중국이 한국 반도체 산업을 추월하는 데 앞으로 몇 년이 걸릴까’라는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5년 후라고요? 아니다. 중국이 한국 반도체 산업을 추월하는 데 이젠 3년도 남지 않았다”라고 말해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한다. 미국, 중국 기업을 상대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이 기업인은 중국이 이미 한국을 바짝 쫓아오고 있음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중국 가전기업의 삼성전자, LG전자의 신제품을 베끼는 모방전략이 실시간 고도화 되고 있음이 2026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고 있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현실이고 보면 그들의 노골적인 우리 따라잡기 전략이 얼마나 음흉하고 무섭게 접근하고 있는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관련 ‘기술’을 중국기업에 유출하고 적발된 회사원이나 임원들에 대한 형벌이 가볍기 때문에 아직도 기술을 빼돌리는 반역자들이 있다는 기사를 접한 기억이 있다. 죄의식을 가질 리 없는 중국의 끊임없는 기술 탈취로 그들의 세계는 점점 넓어지고 있음을 실감하면서 우리의 앞마당까지 넘나 보고 있는 그들과 치열하게 경쟁을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가볍게 지나칠 일은 아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승자로 이어갈 수 있을까? 발등의 불이 되었다. 무한경쟁시대이니 경쟁하는 일이 당연하다 여기지만, ‘선의의 경쟁’으로 ‘국가핵심’ 기술은 우위를 만들어 가야 한다.
지금 전 세계가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에 돌입하면서 한국에선 우리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맞았다며 떠들썩하다. AI 특수 덕에 올해 우리나라의 연간 수출도 사상 첫 7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주요 수출 품목은 오히려 지난해 대비 수출 규모가 줄면서 역성장을 하고 있다. 한국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렇다면 3년 또는 5년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상황에서 국가는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며 발 벗고 나서는 게 당연지사일 것이다. 미국과 기술경쟁을 펼치는 중국은 백인계획과 천인계획을 넘어 만인계획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다. 이런 중국에 위협을 느끼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중국식 996 근무(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도 확산되고 있다.
서울대 공과대학은 매해 이공계 신입생의 1%에 해당하는 1000명을 선발 지원해 글로벌 기술 생태계를 주도하자는 한국판 ‘천인계획’을 새 정부에 제안했다. 오죽하면 서울 공대가 중국을 벤치마킹하자고 제안했을까마는, 이미 2012년 삼성경제연구소(현 삼성글로벌리서치)가 ‘과학기술 인재 10만 양병설’을 제기한 적이 있었던 것처럼. 인재를 길러내는 일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기에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하여 중단 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바란다. 최근에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많은 쟁점 가운데서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신속한 추진에 두어야 한다.
AI 경쟁은 5년 정도 안에 승부가 끝날 가능성이 크다. AI를 위한 반도체 공급 경쟁에서 이미 중국은 턱밑까지 쫓아왔다. 미국이 무역 압박을 하면 할수록 중국 정부는 막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연구개발(R&D)부터 실증, 상용화까지 모든 지원을 강화하며 국가의 미래를 걸고 있다.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모든 문제를 정부가 다 해결해 줄 요량이다.
반도체 전문가들에겐 우리가 중국을 쫓아가야 하는 상황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반도체에서 뒤처지면 결국 AI에서 밀린다. 그렇게 피지컬 AI와 소버린 AI에서도 뒤처져서 기존 제조업 분야도 2등, 아니 3등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지금까지 기업과 수요자 중심이 아니라 정치적 포퓰리즘으로 행해진 지역 균형발전 전략은 상당수가 실패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는 단순한 지역 개발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반도체산업 경쟁력을 넘어 미래 우리 국가의 경제성장이 걸린 선택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추진, 예산지원은 중국의 ‘기술굴기’를 꺾을 수 있다. ‘현대전’은 ‘기술 전’이며 분, 초를 다투는 시간 싸움이다.
성서 이사야 39장은 교훈한다. 바벨론왕의 사자들에게 왕궁곳간을 다 보여준 히스기야 왕에게, “보라 날이 이르리니 네 열조가 오늘날까지 쌓아온 모든 것이 바벨론으로 옮긴 바 되고 남을 것이 없으리라…” 결국 예언대로 큰 화를 당하고 만다. 추월당하면 스피드스케이팅처럼 추월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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