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와 질투 희생자는 자기 자신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5년 11월 12일(수) 15:43 가+가-

예일대학의 심리학 교수 살로비(P.Salovey) 박사는 미국 범죄의 20%가 질투 때문에 생긴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질투는 무서운 범죄행위의 암적인 요인이 됩니다. 그런데 질투의 특성 중 하나가 자기와 관계없는 사람에 대하여는 거의 질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옷 가게를 하는 사람이 어떤 농부가 농사를 잘해 거금을 벌었다고 해서 질투하지 않으며, 회사원이 같은 동네의 식료품점이 잘된다고 해서 질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분야에서 경쟁 관계에 있을 때는 질투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럴 뿐만 아니라 이 질투의 불길이 아주 가까운 인간관계 속에서 작용하기 시작하면 더욱 그 불꽃이 사나워진다고 합니다. 부부관계, 애인 관계, 친구 관계에서 이 질투의 불꽃이 일어나면 반드시 그 불길에 화상을 입는 사람이 나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에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몸이 빠른 한 육상선수가 2등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는 죽을 고생 끝의 결승선에 섰으나 군중은 그가 아닌 우승자에게 환호를 보냈습니다. 승자를 위해 축사가 진행되는 동안 그는 다른 등외 선수들과 함께 서 있어야 했습니다.
시내를 걸어 집에 돌아가는 그의 귀에는 승자의 이름밖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시내 한복판에 우승자를 기려 거대한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2등 선수는 평생 하루하루 그 동상을 보며 자신이 패자임을 확인해야 했습니다. 시기와 질투가 그의 영혼을 점차 장악해 결국 그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밤마다 잠 못 들고 그는 몰래 어둠 속으로 나가 승자의 동상으로 향했습니다. 거기서 그는 석상을 기초부터 조금씩 끌로 파냈습니다. 밤마다 거대한 대리석상은 조금씩 약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가 석상을 한 조각 더 파내자 육중한 선수 동상이 큰소리로 갈라지며 앞으로 쓰러진 것입니다. 거대한 대리석 챔피언은 끌을 든 작은 사람을 덮쳤습니다. 그는 즉사했습니다. 그러나 끌을 든 남자는 동상이 무너진 순간에 죽은 것이 아니라 그간 조금씩 서서히 죽어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하루하루 생각이 꼬리를 물 때마다 그를 죽인 것은 질투의 무게였습니다. 질투는 자랑스러운 일급 선수의 영혼을 끌이나 들고 타인의 행복을 벗겨내는 옹졸한 사람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질투의 치명적 독이란 그런 것입니다
한 농부가 염소와 나귀를 기르고 있었습니다. 주인은 무거운 짐을 묵묵히 잘 나르는 나귀를 매우 사랑했습니다. 염소는 주인의 이런 태도가 못마땅했습니다. 염소는 시기와 질투를 느껴 나귀를 해칠 계략을 꾸몄습니다.
“나귀야, 너처럼 불쌍한 동물도 없을 거야. 주인은 네게 힘든 일만 시키니 이런 억울한 일이 어디 있겠니. 내가 한가지 꾀를 가르쳐주지”
염소는 나귀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습니다. “짐을 싣고 개울을 건널 때 자꾸 넘어지렴. 그러면 주인은 네 몸이 쇠약한 줄 알고 다시는 힘든 일을 시키지 않을 거야”
나귀는 개울을 건널 때 일부러 계속 넘어졌습니다. 주인은 평소 건강하던 나귀가 넘어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서 의사를 데려왔습니다. 의사는 “나귀의 기력이 약해졌으니 염소의 간을 먹이면 금방 낫는다”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주인은 즉시 염소를 잡아 나귀를 치료했습니다.
‘시기’와 ‘질투’는 부메랑 같은 것입니다.
이것의 희생자는 항상 자신입니다.
‘질투의 임상학’을 저술한 화이트(G.White) 박사는 이혼한 부부의 30%가 질투 때문에 갈라섰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질투의 십중팔구는 열등감에서 출발한다고 합니다. 자신의 결함을 질투로 바꾸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 되고, 분발의 동기로 바꾸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너는 나를 인 같이 마음에 품고 도장같이 팔에 두라 사랑은 죽음 같이 강하고 투기는 음부같이 잔혹하며 불같이 일어나니 그 기세가 도가니의 불과 같으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