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
자유가 주는 힘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5년 11월 05일(수) 16:00 가+가-
소련은 한때 집단 농장 체제를 실시하였는데 잘 안되었습니다. 그래서 시험적으로 정치범으로 구성된 소련 인구의 1%를 선발하여 그들에게 가장 나쁜 땅을 사유지로 분배해 주었습니다. 박토에서 자유롭게 농사를 지어 그것을 먹게 한 것입니다.
얼마 후 그 결과를 조사했는데 실로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소련의 전체 농업생산량의 27%가 그 박토에서 생산된 것입니다. 감자는 62%, 우유나 쇠고기는 34%, 달걀은 47% 등등 종합 27%가 불과 1%의 정치범 농민들의 손에 의해서 생산된 것입니다. 통제와 자유가 생산에 끼치는 영향은 이만큼 달랐습니다.
한때 음악가가 되려는 희망을 포기하려고까지 했던 베르디가 음악가로서 명성을 떨친 것은 오페라 <나부꼬>부터였습니다. 베르디는 첫 오페라 <산 보니파치오의 백작 오베르토>로 호평받고, 다음 작품 <왕국의 하루>를 작곡할 무렵 부인과 아들의 연이은 죽음을 겪었습니다. 낙담한 베르디는 두문불출하고 있었습니다. 라 스칼라 극장의 주인 메렐리는 재능 있는 작곡가의 좌절을 그대로 둘 수가 없었습니다. 실의에 빠진 그에게 작곡의 의욕이 솟을 만한 대본을 구했습니다. 메렐리는 <나부코>의 대본을 마련하여 베르디의 책상 위에 슬그머니 두고 왔습니다. 어느 날 베르디는 낯선 대본을 펼쳐 보다가 눈에 번쩍 띄는 구절을 발견했습니다. 전체 내용은 구약 성경 열왕기하편에 나오는 것으로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에게 잡혀간 유대인들이 핍박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속에서 조국을 그리며 자유를 구가하는 가사에 빠져들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멜로디를 붙여 나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날아라 생각이여 금빛 날개를 달고 비탈과 언덕에서 날개를 접어라 그곳은 부드럽고 온화한 공기 조국의 공기가 향긋한 곳 맞이하라 요르단강둑과 무너진 탑 오, 내 조국, 빼앗긴 내 조국…”
1842년 3월 9일 밀라노의 스칼라극장에서 초연된 <나부코>는 때마침 오스트리아의 압정 하에 있었던 밀라노 사람들에게 강렬한 자극을 주었습니다. 포로 유대인들과 자신들을 같은 처지로 여기고 ‘노예들의 합창’을 국가처럼 불렀던 것입니다. 그 노래는 절망과 우수에 빠져 있던 이탈리아 국민에게 희망의 날개를 달아 주었습니다. 독립과 통일을 바란 국민은 베르디를 애국적인 우상으로 삼고, 작품이 나올 때마다 열광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1955년 12월 1일, 미국 몽고메리시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백화점에서 일하는 로자 파크스는 일을 마치고 잔뜩 지친 몸으로 버스에 올랐습니다. 버스 안에는 백인이 앉는 자리가 많이 비어 있었지만, 파크스는 그 자리를 피해 흑인 지정석에 앉았습니다. 당시엔 인종 차별이 심했기 때문에 버스에도 흑인과 백인의 자리가 따로 정해져 있었던 것입니다. 몰려오는 졸음을 참지 못한 파크스는 자리에 앉자마자 금세 잠이 들었는데, 한참 뒤 누군가 자신을 깨우는 소리에 놀라 눈을 떴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좌석이 이미 꽉 차 있는 가운데 백인 한 명이 자리를 잡지 못해 서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때 운전사가 파크스를 쳐다보며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어이, 깜둥이! 어서 일어나 자리를 양보하란 말이야!”
파크스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버스 안의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화가 치밀어 오른 파크스는 인종 분리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되고 말았습니다.
이 사실은 곧 수많은 흑인에게 전해졌습니다.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누를 수 없었던 흑인들은 다음날부터 절대 버스를 타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먼 길이라도 걸어 다니거나 요금이 비싼 택시를 이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흑인을 상대로 영업하던 버스 회사들은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고 백인들은 흑인들을 상대로 더욱 심한 탄압을 계속했습니다. 하지만 흑인들은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일 년 뒤, 몽고메리시에는 인종 차별이 없는 버스가 생겨났고, 이 사건을 미국 전역으로 퍼져 버스뿐 아니라 많은 인종 차별법의 폐지를 가져왔습니다. 사람들은 이 사건을 ‘몽고메리의 기적’이라고 불렀습니다.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시군별뉴스

오피니언

기사 목록

대한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