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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인 ‘공장’을 옮기라고? 옮길 틈을 정부가 보여서는 안 돼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5년 09월 29일(월) 15:50 가+가-
인류는 ‘공장’이라는 틀을 구상하면서 자본을 투자하여 일정한 토지에 공장을 짓고 노동자를 고용하여 상품을 체계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그 효시는 영국이다.
18세기 영국은 산업혁명으로 세계 최강의 국가로 우뚝 섰다. 인류는 산업혁명으로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풍요의 시대를 맞이했다. 산업혁명은 그동안의 노동집약의 농업중심사회에서 기계공업 중심 사회로 바뀌는 혁명을 의미한다. 영국은 이를 통해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이라는 이름으로 부상했으며, 이는 바로 ‘공장’이 ‘국부(國富)’의 상징이라는 것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 정책이 시작된 이후 전 세계 공장은 일본, 한국을 거쳐 중국으로 몰려들었다. 최대한 인건비를 줄이고 수익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높이고자 하는 기업으로서는 낮은 임금과 풍부한 노동력, 거대한 시장을 갖춘 중국은 그야말로 최적 조건이었다. 중국이 선전을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한 지 벌써 40년, 재개방을 선언한 1992년 이후로 따져도 30년이 흘렀다. 그런데도 여전히 중국은 ‘세계의 공장’ 타이틀을 다른 나라에 넘겨주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중국의 위상을 따라잡을 나라가 눈에 썩 띄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산업 전반에 품질을 비롯한 모든 부문에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두 나라의 사례를 들었지만 공통적으로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한나라의 국부(國富)는 ‘공장’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90년도 초 중반에 중국이 중, 소기업 하나를 유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였는가는 다음 사례 하나에서 실감 나게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인이 창업하여 운영하고 있는 조그만 반도체 기자재 관련 기업을 중국이 유치하였다. 현장에서 그들의 자세를 보면서 느낀 점은 ‘사자가 한 마리의 토끼를 잡을 때 전력투구’하는 모습 그대로를 보는 듯하였다. 모든 종업원들이 연도에 늘어서서 VIP를 대우하는 것 이상으로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그들의 절박한 몸놀림을 필자는 생생하게 기억 할 수 있다. 온 국민이 그렇게 노력해 온 중국은 마침내 국민 총 GDP 세계 2위라는 어마어마한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추세라면 미국을 따라잡지 못할 이유도 없지 않겠는가?
미국 트럼프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세계의 주요 ‘공장’들을 미국으로 옮겨 놓아 세계 초일류 경제대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염치없는 착취에 노골적인 횡포가 아니겠는가? 일본에 이어 핵공격을 단행하려고 하는 무시무시한 엄포다. “관세를 물지 않으려면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고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라는 겁박에 전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이처럼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인’들의 고충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 것이다. 그런데 국내 상황은 여간 복잡한 것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 주 52시간 근무, 더 나아가 주 4.5 근무제 검토 등으로 자영업자와 기업인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노란 봉투법(노조법 개정안)까지 통과시킴으로써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협력업체가 많은 공장들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은 정치인들과 경제석학들의 의미 있는 자적이다. 설상가상으로 대미투자 3500억 달러를 빨리 투자하라고 채찍질하고 있다. 때론 입법 활동이 균형감각에서 벗어나는 실수를 하게 되면 반드시 부작용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기업환경에서 뒤 처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되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해 버릴까라고 결정해 버리는 기업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은 하나하나가 다 우리의 ‘곳간’이다. 성서 열왕기하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유다 왕 히스기야 시대에 바벨론의 사자들이 유다를 방문 하였는데 여기저기 안내하면서 왕궁곳간의 모든 보물과 기물을 다 보여 주었다고 증언하고 있으며, 그 결과 왕궁곳간의 모든 보물이 바벨론에 빼앗기는 재앙과 큰 굴욕을 당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재앙’이 주는 교훈은 히스기야왕의 ‘자랑하고 싶은 교만’에서 비롯되었다고 학자들은 설명한다. 그렇다 나라의 크고 작은 일들을 결정할 때 권력자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풀기보다는 겸손하게 배고픈 국민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기 바란다.
먼저는 우리의 ‘곳간’을 스스로 옮기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기업친화적’인 정부의 지혜로운 노력이 요구된다. 만약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우리 곳간이라 할 수 있는 기업들의 메인 공장을 미국으로 옮긴다면 우리 경제를 비롯한 국방은 어떤 모습일까? 감당할 수 있을까? 그나마 공장을 옮길 여력마저 없는 중소기업은 아예 문을 닫을 것이 아닌가? 국부(國富)의 심장은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국회, 사법부, 중앙은행이 아니라 날마다 피와 땀으로 젖어 살아가는 작업복이 체질화된 ‘공장’이다. 공장 대이동을 요구하는 트럼프, 세계는 공장을 지키고 빼앗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공장을 지켜내는 파수꾼의 역할을 다할 때 미래는 우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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