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AI가 마스터키인가?
김양용 철학박사
작성 : 2025년 09월 14일(일) 15:33 가+가-

기후 위기 속에서 인류는 인공 지능에게 자신의 운명을 내맡겨야 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AI는 한 국가의 주권과 생존을 결정하는 핵심 무기다. 이 점에서 ‘AI가 한 나라의 자주적 주권을 좌우하는’ ‘소버린 AI’가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 정부도 ‘소버린 AI 구축’을 외치며, 지난 8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를 출범시켰다. AI 3대 강국을 목표로 2030년까지 150조원을 투입한다. 그런데 이 전략의 중심에는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지구적 과제가 자리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은 핵심 문제를 명료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구 기후의 극단적 부침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최첨단 과학인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재난 해결의 방책은 무엇인가? ‘핸리 키신저’는 AI 전문가들과 함께 낙관적 생존 전략을 담은 <새로운 질서>에서 ‘기계 기술과 살게 될 인간종 호모 테크니쿠스의 출현’을 예견하며, AI기반의 기후위기 대책을 ‘대기온난화’와 ‘에너지문제’에서 찾았다. 이러한 분석은 ‘기후 예측의 혁신’과 ‘에너지 효율화’를 강조한 Microsoft ‘CCAI’ 등 AI 옹호론자들과도 유사한 패턴이다.
먼저 저자들은 기후의 극단적 부침에 대하여 지구공학적 접근을 요청한다. ‘대기 온난화’를 ‘화학’의 문제로 보고, 그 원인이 땅속의 화석연료를 너무 많이 채굴하고 너무 빨리 생물권으로 옮겼기 때문이라 분석한다. 그들은 지구시스템공학의 난제였던 기후변화를 AI가 수월하게 해결할 것으로 낙관했다. AI가 대기권의 탄소를 지권으로 옮기는 탄소 제거와 지구 냉각을 위해 특정 분자를 대기로 방출하는 ‘태양빛 반사’를 응용하여 기후변화의 효과를 낮춘다는 것이다. 동시에 AI가 지구 기후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가지고 전지구적 차원에 개입함으로써 기존 대기화학의 혼란스러운 시스템을 정확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들은 또한 에너지 문제에 대하여 별개의 해법을 요구한다. 그래서 대기 구성의 변화에 지배적 영향을 끼친 탄화수소를 직접 다루기보다 ‘대체 에너지원’에 주목한다. 탄화수소를 만드는 데 수백만 년 걸리지만 소비에는 수백 년이면 족하기 때문이다. 만일 AI가 탄소 제거처럼 대기의 화학을 조정할 수 있다면 에너지 제품에서도 충분히 무탄소 대체물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무탄소 연료의 생산에 최적화된 미생물을 만들고 조작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나아가 기존 연료의 새로운 처리 과정의 설계와 사용 방법이 생산은 물론 유통과 소비에서도 호환되도록 새로운 융합을 실현할 수도 있다. 이는 AI가 당장 지구를 구할 수는 없더라도 기존 자본 문명이 야기한 문제들에 대한 추가 해법을 제공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AI는 국가 경쟁력이자 ‘전기 먹는 하마’처럼 막대한 전력의 소모와 탄소 배출한다. AI의 아버지 제프리 힌튼이나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허사비스도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는 경고한다. 그렇다면 ‘양날의 검’인 AI와 기후 변화의 상생 방안은 없는가? 이는 AI 개발과 안정성 확보, 온난화와 재생에너지, 기후변화와 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다. 물론 AI 옹호론자들은 알고리즘 기반의 AI 기술이 얼마든지 상충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Microsoft에서는 AI 기술을 이용한 기후 예측의 정확도 향상, AI 반도체와 경량화 모델 도입, AI와 재생에너지의 상생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낙관한다.
그들은 AI 기반 기후변화 예측의 혁신을 강조한다. 실제로 그들은 기존 모델이 해결할 수 없던 기후변화 예측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대응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는 AI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한 방대한 기상 데이터의 신속한 분석에 의한 것이다. 실제로 구글의 AI기반 전 지구 기상예측 모델인 GraphCast는 날씨의 중기 예보에서 99.7% 항목에서 더 높은 정확성을 보였다. 엔비디아 또한 킬로미터급 해상도로 지구 기후를 시뮬레이션하도록 설계된 세계 최초의 생성형 AI 파운데이션 모델(cBottle)을 개발하였다. 포항공대(POSTECH) 연구진도 AI로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를 예측해 기후변화 취약 지역의 회복력을 높이는 방안을 내놓았다.
다음으로 AI 반도체와 경량화 모델 도입 등은 AI의 과다 탄소배출에 대한 대책이다. 이는 AI의 심장인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문제로서 AI 반도체, 저전력 서버, 냉각 시스템 최적화 등 다양한 기술 개발과 AI반도체와 경량화 모델 그리고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특히 AI와 재생에너지의 상생 방안이 주목을 받는다. 즉 AI 전력 확보를 위해 태양광, 수소,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이 필요하고, AI의 알고리즘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발전량 및 전력 수요 패턴 등의 예측뿐만 아니라 변동성까지 완화함으로써 시스템의 안정적·효율적인 운영을 꾀하려는 것이 그것이다.
결국 AI 기술을 이용한 ‘대기온난화’와 ‘에너지문제’의 화학적 접근과 무탄소 대체물 개발 등은 우리의 ‘희망의 씨앗’이다. 실제로 기후 예측의 정확도 향상, AI 반도체와 경량화 모델 도입, AI와 재생에너지의 상생 방안 등은 AI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물론 AI는 오늘의 기후 딜레마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파괴적인 철학’인 자본주의 산물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AI가 기후변화의 근원적 문제 즉 자연과 인간의 관계 재설정이라는 세계관의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럼에도 일련의 비관론은 지나치게 근시안적이며, 산업화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고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골든 타임’을 경시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 점에서 AI는 발등의 불인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희망의 씨앗이자 마스터키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