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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원 권’ ‘신권유통’으로 부패사냥에 나서자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5년 09월 08일(월) 15:41 가+가-
우리나라의 화폐역사는 1962년 6월, 10 환을 1원으로 하는 10대 1로, 원화 단위 절상(리디노미네이션)을 시행한 이래 63년간 변화 없이 지금까지 지속되어 왔다.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화폐개혁은 단골 메뉴로 올라왔지만, 물가 자극 우려, 시스템 교체 비용, 정치적 부담 등으로 시행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고액권 5만 원 권이 2009년 6월 23일 발행되어 유통됨으로써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변화 중에서도 재산은닉 용도로 5만 원 권이 사용되고 있다는 그럴싸한 소문들이 시중에 많이 퍼짐으로써 우리 사회를 긴장시키고 있었는데, 설득력 있는 자료들이 많은 국민들 사이에 공유됨으로써 부패를 조장하고 있다는 소문이 희미한 실체지만 우리 귀에 조금씩 들려옴으로써 호기심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중앙은행의 대책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시중에 조폭영화의 무용담처럼 퍼져있는 흥미를 끄는 이야기는 흔히 ‘007 가방’으로 불리는 서류가방에는 지폐가 정확히 1만 장 들어간단다. 5만 원 권이 발행되기 이전에는 서류가방을 1만 원 권으로 채울 경우 정확히 1억 원을 담을 수 있었다. 이를 5만 원 권으로 채우면 정확히 5억 원이다. 5만 원권 지폐를 개인용 대형 금고에 가득 채울 경우 10억 원 이상도 보관이 가능하다. 이처럼 고액권인 5만 원 권을 활용할 경우 작은 상자나 가방에 기존보다 5배나 많은 금액을 담을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5만 원 권은 출시 초반부터 뇌물이나 로비 자금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5만 원 권 도입 초반에는 한때 강남권에서 사재기에 나서는 자산가들도 있었다. 이들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여금고를 빌려 현금을 보관하거나 아예 개인 금고를 구입해 자신이 직접 현금을 보관하는 방식으로 5만 원 권을 사재기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현대 사회에서 부패는 주로 후진국 사회에서 겪고 있는 사회갈등의 하나라고 치부하고 있어 OECD국가 중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에서는 그만큼 관심이 덜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부패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는 곳곳에 부패로 이어지는 일들이 독버섯처럼 자리 잡고 있어 심각하며, 아는 국가 경쟁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적 신뢰를 붕괴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인식하고 있다.
2025년 2월 11일 세계적인 반부패운동 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24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 CP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64점으로, 국가 순위도 전체 180개 조사대상국 가운데 30위, OECD 38개 회원국 중 21위를 기록하고 있어 부정부패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국가 지도자를 비롯한 위정자들의 척결 의지는 약하고 ‘한통속으로’라는 은어가 만연되어 있는 것처럼, 최고 통치권자의 부패 척결 의지가 요구되는 국가과제로 다루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부정부패는 그동안 많은 노력에도 왜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일까?
2022년도 권익위원회의 정책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부문에서는 부패를 ‘학연’이나 ‘지연’ 등에서 비롯되는 ‘폐쇄적이고 불공정한 관계’로 인식하는 반면 민간 부문에서는 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의 권력남용에서 비롯되는 부정부패라는 ‘권력 구조적 속성’으로 이해하는 소극적 인식이 강력한 추진을 망설이게 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전 방위적으로 만연되어 있는 달콤한 유혹을 지도자들이 뿌리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갖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강력한 처벌이 뒷받침되는 법 규정이 미비하기 때문에도 미온적이라고 학계에서는 해석한다.
바로 이러한 면에서 통치권자의 과단성 있는 결단과 의지, 무관용 원칙을 세워 성역 없는 척결을 공표하는 것아 필요하다. 싱가포르의 리콴유 총리처럼 말이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단언컨대 아주 짧은 기간 안에 부정부패는 우리 곁을 떠나게 될 것이다.
종합적으로는 각종제도를 물샐틈없이 촘촘히 만들고 위반했을 경우 최고 무기징역까지 처벌할 수 있는 제도와 형벌을 크게 강화하여야 한다. 공직자의 경우 위반한 사람들의 처벌수위는 다른 일반법규형량의 2배 이상 무기징역까지 규정하여 부정에 대한 어떠한 행위도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제도와 법의 개정, 퇴임 후 10년까지 재산등록 의무화 등, 최고 통치권자의 척결의지가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부패척결의 의지가 있다면 우선 한 가지만이라도 확실히 시행하여 부정부패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결정타를 날리자. 바로 5만 원 권을 새로 도안하고 발권하여 유통시킨다면, 통장에 넣을 수 없어 은닉시키고 있는 부정한 현금을 찾아내거나 스스로 폐기처분하여 부정부패의 의지를 송두리째 뿌리 뽑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를 시행함이 투명사회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바른 길’ ‘바른 인성의 길’로 인도하자. 성서는 증언한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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