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소중함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5년 08월 27일(수) 16:08 가+가-

미국의 어느 지방신문에 이상한 판매 광고가 게재되었습니다.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부인의 재산만 축내고 사냥만 다니는 남편을 증오하고 미워하는 여인이 낸 광고였습니다. “남편을 팔려고 합니다. 내 남편은 10월부터 12월까지 집을 비우며 가족과 모든 것을 잊고 사는 사람입니다. 남편을 사시는 분에게는 개도 끼워 팝니다. 옷 두 벌과 사냥도구 일체도 함께입니다”
이 광고가 나가자마자 60여 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혼자 사는 외로운 부인들에게서 온 전화가 많았는데 그 중의 어떤 내용을 보면, “10월에서 12월까지 비워도 1월에서 9월까지는 집에 있지 않습니까? 그래도 남편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지는 남편을 잃고 난 뒤에 알게 될 것입니다. 지금으로 만족하고 감사하세요”였고 또는 “아이들을 기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니 남편을 팔지 마세요. 팔려면 개나 파세요”라는 충고의 전화도 있었습니다. 결국 이 여인은 “사냥개만 팝니다”라고 광고를 고쳐서 다시 냈다고 합니다. 남편을 팔려고 하기까지 남편을 미워하고 증오하던 시끄러운 감정의 풍랑에 시달렸던 이 부인은, 주위의 격려 전화에 따라 남편의 귀중함을 믿을 수 있을 때 그 시끄러운 감정의 소리에 눈을 감을 수 있고 부부의 관계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노인 3136명을 추적 조사했습니다. 에히메대 의학부가 마쓰야마시 부근의 농촌을 중심으로 60∼84세 노인 3136명을 4년 6개월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자는 부인이 있는 경우보다 없는 경우가 사망률이 79%나 높았고 여자는 남편이 있는 경우가 없는 경우보다 사망률이 55% 더 높았습니다. 언뜻 보아서는 그저 그런 통계 같습니다. 그러나 이 통계는 남자들의 고질적인 이기심을 고발해주고 있습니다. 왜 남성들은 부인이 있어야 오래 살고 여성은 남편이 있으면 수명이 짧아져야 합니까? 이것은 남편들이 인생 말년까지 부인들을 힘들게 하기 때문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남편들은 왜 부인들에게 늘 신세를 지고 대접받으면서 부인들에게 늘 폭군이며 이기적이어야 합니까?
옛날에 한 재상이 있었는데 아내의 질투심이 상당했습니다. 하루는 재상이 연회에서 돌아오자 그의 부인은 그 연회에서 창기와 놀았다는 소문을 듣고 샘을 내며 소란을 피웠습니다. 그러자 재상은 관복을 다시 갖추어 입고 방에 들어가 단정히 꿇어 않아 임금에게 아뢸 말을 연습할 차비를 했습니다.
이 재상은 매우 신중한 사람이어서 임금에게 아뢸 일이 있으면 하루 전에 연습해 주청함으로써 언제나 가납을 받아내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감히 내가 하는 이야기를 엿듣는 자가 있다면 결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라고 엄명을 내렸습니다.
이 엄명을 전해 들은 부인은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이것은 매우 중대한 일일 게야’라는 생각에 벽에 귀를 대고 재상의 연습 내용을 엿듣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바로 부인 자신에 관한 일이니 깜짝 놀랄 수밖에. “소신은 재상의 몸으로 성품이 매우 우매하여 사나운 아내의 투기심을 막지 못하고 있사오니, 어찌 집안 하나 다스리지 못하는 주제에 국정에 참여하겠나이까. 삼가 물러나고자 하오니 윤허해 주십시오”
이렇게 연습을 마친 재상은 이내 잠자리에 들었고, 부인은 어찌할 바를 몰라 안절부절못하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아무래도 선임 재상으로 있는 친정아버지에게 부탁해서 막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친정에 찾아가, “오늘 남편의 주대(奏對) 연습이 이러이러했는데 만약 그 주대의 청이 받아들여진다면 저는 어찌 살 수 있겠어요. 제발 못하게 막아주세요”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이렇게 말하며 꾸짖었습니다.
“네가 몸가짐을 조심하지 않아 이처럼 큰 우환을 자초했으니 누구를 탓하겠느냐. 게다가 아뢸 말을 이미 연습까지 한 터이니 내 말을 절대로 듣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너 스스로 애걸해 보는 수밖에는 방도가 없을 것이다” 믿고 달려갔던 아버지조차 아무 힘이 못 되는 것을 확인한 이 부인은 낙심천만하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남편 앞에 나아가 공손히 절을 한 뒤 엎드려 울면서 간청했습니다.
“제가 이후로 만일 투기하는 일이 있다면 비록 죽이고 내쫓는다고 할지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상감께 아뢰는 것은 보류해 주시고 지켜봐 주십시오” 그러자 재상은 마지 못하는 척 허락하기에 이르렀고 이로부터 부인의 투기는 없어졌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