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관련 여론조사, ‘폐지’하고 ‘새 방안’을 강구하자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5년 08월 25일(월) 15:58 가+가-

선거를 자주 접하고 있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1000명 이하의 응답률이 대표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여론조사기관이 입맛에 맞는 선거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방자치가 시행된 이후 30년 동안이나 여론조사는 같은 방법으로 이루어져 왔었고 그때마다 끊임없이 부정적인 견해들이 쏟아져 나왔으나 별다른 개선 없이 반복해서 시행되어 왔다. 그렇다면 선거에 있어 여론조사가 필수불가결한 요소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지는 않다고 대답한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사람을 뽑으면 선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기에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는 논리이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 대한 불필요성을 정리해 보면 첫째는 여론조사에 사용되는 모집단을 발췌함에 있어 특정인을 위한 발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며, 둘째는 대부분 응답률이 1000명 이하로서 대표성을 확보하는 데는 크게 미달된다고 본다. 셋째는 객관성도 공정성도 확보하기 어렵다는 주장들이다.
뿐만 아니라 조작하는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수사하기도 어렵고 그것에 대응하다 보면 선거가 끝나게 되어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많은 불만에도 불구하고 단순 반복적으로 시행하고 있어 너무 단세포적이기 때문에 결과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2023년에 한국리서치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우리 국민들이 여론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6월 23일부터 26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
“선생님께서는 ‘국가나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알아보기 위한’ 여론조사가 얼마나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93%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41%가 매우 필요하다, 53%는 대체로 필요하다고 하였다. 절대다수의 국민이 여론조사의 필요성에 강하게 공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론조사를 정치 여론조사, 정책 여론조사, 사람들의 삶에 대한 여론조사 등으로 구분하여 확인하여도 필요하다는 응답이 각각 87%, 92%, 87% 등으로 큰 차이 없이 높다.
그렇다면 분야별 여론조사 신뢰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응답하고 있는가?
여론조사 결과 신뢰도에 대한 국민의 생각을 정치 여론조사, 정책 여론조사, 가치관 여론조사, 라이프스타일 여론조사 등으로 구분하여 보면 유의미한 특징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의 생활방식이나 행동에 대한 조사인 라이프 스타일 조사결과와 사람들의 신념이나 생각에 대한 조사인 가치관 조사결과에 대해 신뢰한다는 응답은 각각 64%와 62%로 전반적인 여론조사 결과 신뢰도(60%)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 대한 여론조사와 정치와 선거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신뢰한다는 응답은 42%와 40%로 전반적인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에 비해 20% 포인트 정도나 낮다. 즉, 여론조사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조사 유형은 정치 여론조사와 정책 여론조사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여론조사 결과는 조작되는 경우가 있다’는 진술문에 응답자의 과반인 50%(매우 그렇다 14%, 대체로 그렇다 36%)가 동의하는 결과도 이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여론조사의 과학성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의구심을 갖고 있다.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1,000명 등 일정한 절차에 따라 선정된 표본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사람들의 생각을 얼마나 잘 반영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별로 잘 반영하지 못한다 44%, 전혀 잘 반영하지 못한다 9% 등 응답자의 53%가 추출된 표본 대상 여론조사 결과가 사람들의 생각을 잘 반영하지 못한다고 여긴다.
이는 과반 이상의 응답자가 과학적인 절차를 통해 추출한 표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모집단 전체를 추정하는 여론조사 체계 전반에 대해 믿음을 갖지 못한다는 것으로, 정치 여론조사나 정책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현상적인 불신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조사결과를 총평하였다.
종합해 보면 가장 권위 있는 여론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에서 여론조사를 조사하여 그 결과 나타난 각종정보는 매우 유익했다고 생각하며, 현행태의 선거 관련 여론조사는 폐지함이 타당하다는 주장을 할 수 있어 다행이다. 다만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손에 잡히게 제시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전문기관에서 우리 실정에 맞는 개선방안을 연구하여 제시함이 보다 객관적이며 타당성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전혀 깜깜이로 선거를 치르는 것도 매스미디어가 발달된 현대사회에서 무책임한 선택으로 비쳐질 수 있음을 감안하면,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응답률을 3000명 이상으로 확보하는 방법, 모집단을 추출할 때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 등 새로운 방안을 연구하여 문제점들을 해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