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소주·돗토리맥주 한일 정상만찬… “日 세심한 배려”
이시바 “문자 답장하느라 잠을 못 자”고 말하자 李 “나도 문자 보내느라 바빠”
이시바식 카레·안동찜닭·한국산 장어구이 등 제공… “양국 우정 기원”
이시바 “李 자전적 대담집 읽었다”… 日 번역본에 서명 요청하기도
작성 : 2025년 08월 24일(일) 16:28 가+가-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부인 이시바 요시코 여사와 23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정상 내외 친교행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일 정상 만찬에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고향 음식이 나란히 올랐다. 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 자서전에 서명을 요청하기도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브리핑을 통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전날 양국 정상 만찬 일화를 소개하며 “일본 측의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만찬에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생산된 안동 소주와 이시바 총리 고향인 돗토리현에서 만든 다이산 맥주가 마련됐다.
카레 애호가로 알려진 이시바 총리가 즐겨먹는 ‘이시바식 카레’와 함께, 안동 찜닭과 한국산 장어구이 등 한일 양국의 음식들이 함께 제공됐다.
강 대변인은 “양국의 발전과 우정을 기원하듯 일본 고유의 음식과 한국의 김치가 한데 어우러진 따뜻한 만찬이 제공됐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가 대학 시절 카레를 즐겨 먹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캔디즈(1970년대 일본 걸그룹)’의 노래를 들으며 카레를 먹는 청년 이시바 총리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는 일화도 강 대변인은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가 한국 라면을 좋아한다고 해서 출시된 모든 라면을 다 가져오려고 했지만 부피가 너무 커서 포기했다”고도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만찬에는 양국 정상 외에도 이와야 외무대신과 다치바나 관방 부장관 등 이시바 총리를 선거 때부터 도왔던 측근 참모들이 함께 배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위성락 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등 순방에 동행한 참모들이 자리했다.
양국 정상 배우자인 김혜경 여사와 이시바 요시코 여사도 배석했다.
김 여사는 “이시바 총리가 당선될 때 요시코 여사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정서적 공감대를 느꼈다”고 말했고, 이에 일본 측 배석자들은 “선거에서 역전해 이시바 총리가 승리했을 때 여사뿐만 아니라 모두가 울컥했다”고 회고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양국 정상은 서로의 공통점을 이야기하며 친분을 다지기도 했다. 정치 비주류에서 정상에 오른 공통점을 비롯해 업무 방식과 고충,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 등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오갔다고 한다.
이시바 총리가 “밤 늦게까지 사람들이 보내는 문자에 답장을 하느라 너무 바쁘다. 잠을 못 잔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나도 문자를 보내느라 바쁘지만 나는 주로 일을 시키는 편”이라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만찬 말미에는 이시바 총리가 “일본 에도시대의 평화 속에서 조선 통신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셔틀외교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양국 공동발표에 담긴 지방 소멸·저출생·고령화·자살 문제 등 사회 공통의 과제들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국민들의 정서적인 부분도 잘 헤아려야 두 나라가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며 “함께 할 일이 많으니 서로 이해의 폭을 더 넓히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만찬 후 두 정상 내외는 별도 공간으로 자리를 옮겨 ‘2+2’ 친교 행사를 30분 가량 이어갔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전날 만찬에서 이 대통령의 자전적 대담집 ‘그 꿈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의 일본어 번역본에 서명도 요청했다.
위 실장은 “대화 도중 이시바 총리가 이 대통령의 자전적 대담집을 읽었다고 말했다”며 “일본어 번역본에 서명해달라는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2017년 출간된 이 책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통령이 자신의 유년 시절, 노동·인권 변호사 활동 등을 돌아보고 정치 철학과 비전을 대담 형식으로 정리한 저서다.
고성주 기자 tdh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