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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우연히 태어났는가
김양용 철학박사
작성 : 2025년 08월 03일(일) 15:54 가+가-
7월 내내 극한의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렸다. 어쩌면 우리가 기후시스템을 인간과 무관한 무작위적 현상으로 간주하는 한 우리의 기후 위기를 끝내 극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는 ‘인간의 자연관’ 차원에서 인간 존재의 유래와 만난다. 인간은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해 왔을까? 그러나 과학은 여전히 빅뱅의 전후와 오늘의 질서정연한 세계에 이르기까지 그 ‘미스터리’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우주와 인간의 탄생을 무작위성으로만 설명하려는 과학적 태도의 문제다. 그렇다면 과학적 미스터리의 실체는 무엇일까? 만일 나의 우주적 시공간 좌표를 확장할 수 있다면, ‘자기 조직체로서 우주 혹은 지구 시스템’이라는 담론 속에서 오늘 생태적 실존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물리학에서 우주는 ‘빅뱅’이라는 사건으로 물질과 함께 등장한다. 이는 빅뱅 이전에 시공간이나 물질도 존재하지 않았고, 전후나 안팎도 없는 혼돈 상태였음을 말한다.
그러나 과학은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것은 ‘미스터리’다. 이 지점에서 우주적 전개 과정이 무작위인가, 아니면 무언가에 의한 설계 혹은 패턴인가라는 두 질문이 가능해진다. 고전 과학은 빅뱅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도 우연 혹은 무작위로 해석해 왔다.
반면에 종교나 ‘양자 영역’에서는 신 또는 자연 스스로의 설계(조직) 등으로 분석하였다. 그렇다면 종교 이외의 ‘설계 이론’의 근거는 무엇인가? 이에 대해 과학적 무작위론의 비판적 검토를 바탕으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의 시간관을 수렴한다면 ‘시간 미스터리’에 대한 최선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갈릴레이는 관찰의 고정된 지점을 전제하여 모든 사람이 같은 시간에 경험을 공유한다는 믿음을 가졌다. 이로부터 광속의 우주선에서 발사하는 레이저 총의 속도를 구하려면 우주선 속도를 더해야 한다는 오류에 빠진다. 그가 과학적 규칙에 치우친 나머지 빛의 속도가 모든 관찰자에게 강제되는 절대적 한계 속도임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으로 절대 시공간을 해체한다. 그는 빛의 연구를 통하여 시간의 속도는 그 사람이 속해있는 기준틀에 따라 다르다는 ‘상대성’을 발견하고, 모두가 동일한 사간을 경험한다는 가정을 부정했다. 시간은 뇌에 달려 있으며, 뇌의 신경세포 속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최근까지 대부분 물리학자에게 인간은 우연히 이 우주에 존재하게 되었을 뿐이다. 마치 100마리 원숭이가 무작위로 타자를 두드려 셰익스피어 전집을 만들어 내 듯, 확률 10500분의 1로…
소위 물리적(객관적) 시간은 ‘상대성’을 발판으로 열린 양자 세계에서 비로소 물질과 에너지의 측정 기준에서 퇴출된다. 양자 영역에서 광자는 시간을 건너뛰어 ‘순간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는 A?B로 이동하는 ‘시계 시간’의 1차원이 아니라 ‘무제한 차원’으로 이동할 수 있다. 비로소 빅뱅 이전의 미스터리를 분석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즉 양자 수준에서는 양자가 존재(물질)와 비존재(가상의 에너지) 사이를 오가는 상태(state)의 전환이 중요해진다. 여기서 가상 상태는 보이지 않아도 무수한 에너지를 갖는다. 빅뱅 이전의 상태, 자기조직의 시스템이 바로 이것이다.
물상의 현실은 양자 영역에서처럼 관찰자와의 사이에서 심리적 요소를 갖는다. 이는 폴란드 출신 천재 물리학자 <존 폰 노이만>이 선언이며 자연이 주관과 객관 양쪽을 지닌다는 이중성을 지적한 말이다. 즉 양자나 일상의 경험은 양자나 관찰자가 선택한 속성에 따라 달라진다. 개인의 심리적 요소가 시간의 길이를 결정하듯 시간이 어디에서 왔는가? 라는 미스터리, 즉 빅뱅 이전과 이후의 변화 과정에 대한 최선의 답은 인간의 마음과 뇌가 이해하는 인간적인 답일 뿐이다. 자연과 우주의 시간에 대한 의문은 인간적인 해답 없이는 영원히 수수께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설계’라는 단어가 창조론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역으로 무작위성을 강조한다. 이에 비해 ‘설계론자들’은 우주의 무작위성에도 불구하고, 자기조직, 패턴 등 다양한 설계적 요소에 주목한다. 결국 우리가 자연과 우주를 바라보는 대안적 선택지는 우주가 자신의 작동 프로세스에 따라 움직이는 자기조직체(self-organizing) 이다.
자연은 창조의 새로운 층마다 이 이전 층을 조정한다. 따라서 입자에서 별, 은하계, 블랙홀에 이르기까지 결코 무작위를 기대할 수 없다. 이 자기조직 이론은 인간의 몸은 물론 자연 전체에도 적용된다. 세포는 조직이 되고, 조직은 장기가 되고, 장기는 시스템이 되고, 마침내 전체 몸이 만들어진다. 각 층은 그 성취의 정점인 인간의 뇌가 모든 것을 정복할 때까지 쌓인다.
우주 역시 가장 작은 구성요소는 다층 구조 속에서 보살핌과 영양분을 받는다. 이러한 자연의 자기조직은 전체와 연결되는 시스템으로 물리학이나 생물학에서 널리 활용된다. 실제 자연을 들여다보면 분명 설계 혹은 일정한 패턴이 존재한다.
원자를 비롯하여 앵무조개의 껍데기, 해바라기 씨의 패턴, DNA의 구조는 모두 선형, 소용돌이 모양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내 생명의 연원을 우주의 탄생에서 찾아봄으로써 내 존재의 좌표를 우주적 차원으로 확장해 보고, 그 결과 우주와 내가 쪼갤 수 한 몸임을 추론하였다.
다만 우주는 설계나 무작위, 혹은 둘 다 섞임 등 다양한 이해가 공존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우주의 자기조직체계 등 설계적 요소는 인간의 의식 및 마음과 교직 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양자와 물체를 직접 연결하기보다 양자의 모습을 통해 고요하고, 움직이지 않는 창조적 잠재력으로서 ‘우주의 마음’을 찾아가고 이것과 공감하려는 노력이 중요할 것이다. 나는 단순히 내던져진 우연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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