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면’제도는 ‘특별한 사람들’의 특권일까?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5년 07월 21일(월) 16:04 가+가-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들은 ‘특별사면’을 단행하면서 비로소 나라의 최고 권좌에 앉아 있음을 실감하고 희열을 느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홍글씨를 지워주고 복권까지 시켜주니 이 시대에 가히 이만한 황제의 권한에 버금가는 권한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일대 대 전환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가 남겨야 할 것과 버리고 폐지해야 할 것을 가리지 못한다면 국민의 마음을 얻어 도약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어떻게 만들 수 있겠는가? 특별사면권의 집행으로 ‘국론’이 분열되고 ‘교만’으로 비치면 소탐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성서는 “선 줄 알거든 넘어질까 조심하라”로 교훈하고 있다. 교만이 패망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겸손해서 손해 보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마땅히 버려야 할 것을 청산하지 못하면 올무가 되어 우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특별사면’ 제도 폐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사면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의 가족이거나 가까운 친척들이지 국론은 법 앞의 평등이라는 헌법정신과 주권재민의 원칙을 고수하는 ‘폐지’ 쪽에 있다.
특별사면과 관련한 자료를 찾아보기 위해 오픈소스를 검색하던 중 현 이재명대통령의 당대표시절 발언을 검색하게 되었다. 무릎을 칠 수 있는 정답을 찾았기에 이번에는 뭔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기고한다.
2024년 2월 7일 ‘일요신문’에 게재된 기사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유죄 확정이 되자마자 사면하면 사법제도가 왜 필요 한가”라고 지적하면서,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설 ‘특별사면’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냥 유무죄 판단과 형 집행여부도 대통령이 다 알아서 (판단)하면 되지 않는가. 이런 것을 바로 군주국가라고 한다”며 “대한민국은 왕정국가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삼권분립 제도가 있는 민주공화국”이라며 “(윤 대통령은) 공화국 가치를 훼손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특별사면’에 대한 당대표로서 견해를 확실하게 밝힌 표현이다.
‘특별사면’ 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문재인 대통령 때도, 윤석열 대통령 때도, 현 이재명대통령에게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다.
독자들의 생각은 어떠한지는 모르겠지만 ‘법 앞에 평등’이라는 ‘헌법정신’ 또 ‘주권재민’의 원칙에 비춰보면 이론의 여지없이 폐지되어야 함이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특별사면’ 제도는 태생부터가 정치인들을 법 위에 군림하는 상전으로 우대하는 불평등 조항으로서 헌법 위에 존재하는 ‘특별한 사람들’의 특권을 제도화하는 왕정국가에서나 있음 직한 제도로서 논의의 대상마저도 되지 않은 비생산적인 주제이다.
사면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는 헌법 제79조에서 정한 대통령의 권한으로 형선고를 받은 자 중 일부를 특정하여 형 집행을 면제하거나, 형선고의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통치행위로, 부적절한 형사판결을 교정하여 주권자인 국민을 보호하고,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여 사회를 통합하는 것을 명분으로 지금까지 보장돼 왔지만, 매년 대통령의 자기 사람 챙기기에 반복해서 남용되어 왔기 때문에 국민들 사이에선 “정권의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제도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사면이 정의인가, 특혜인가?” “법원 판결 뒤집는 게 정당한가?” “일반 국민은 꿈도 못 꾸는 사면, 왜 정치인에게만 혜택을 주나?” 이처럼 국민들의 ‘특별사면’에 대한 인식은 폐지해야 함이 너무나 당연하다.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은 과거 독재정권시대에 불완전한 입법, 공정하지 못한 재판, 자의적인 법집행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는지는 몰라도, 지금은 그런 시대를 벗어난 지가 이미 오래되었기 때문에 용납될 수 없는 법 규정이다.
지금처럼 대통령의 포켓 속에 있는 법을 초월한듯한 사용은 주권재민의 원칙은 아예 존재하지 않은 독재국가로 밖에는 인식되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대통령의 특별사면권 행사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 권한이 남용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2007년 사면법 개정으로 사면심사위원회를 법무부장관 소속 하에 설치한 것이 권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유일한 제한장치라 볼 수 있다.
역대 행해진 사면 현황을 살펴볼 때도 특별사면권이 쉬운 권한 행사의 수단으로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즉, 그간 우리나라에서 행해진 일반 사면은 9차례(일반감형, 일반복권 포함)에 걸쳐 행해졌던 것에 비해, 특별사면은 100차례(특별감형, 특별복권포함)에 걸쳐 행해졌다.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일반사면 보다 외부 통제 없이 행정부 내부 절차로 행해질 수 있는 특별사면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시대에 맞지 않은 구시대 유물로 폐지의 대상이다.
대통령의 통 큰 결단이 요구된다. 역사의 큰 치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