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 빠진 ‘이란’, 반시온주의 국가이념 포기?
박성민 논설위원 편집국 국장 (진도 담당)
작성 : 2025년 06월 26일(목) 16:16 가+가-

이란이 딜레마에 빠졌다. 이스라엘의 공격도 벅찬데 미국이 전략 자산을 활용해 이란 핵무기제조 시설 포로도 등 3곳을 전격적으로 공격하면서 이란의 선택은 둘중 하나다. 전면전 아니면 휴전 협상뿐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을 상대로 전면전은 현실적으로 불가하고 휴전 협상은 국가이념에 맞지 않는다.
이란이 선택할수 있는 유일한 길은 애매한 휴전협상이다. 일단 강대강 국면에서 물러나 이스라엘과 휴전에 합의한후 전략적으로 허를 찌를수 있는 의외의 공격을 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허점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기에 휴전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다.
이란 의회는 발 빠르게 호르무즈해협의 봉쇄를 의결하면서 국제유가가 최소10%이상 급등하면서 요동쳤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결정만이 남은 상황에서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아닌 이란은 이스라엘과 휴전 협상에 들어갔다. 사실상 굴복이지만 그 길을 선택했다. 왜 시도조차 하지 않은채 포기했을까?
1980년대에도 실패한 이란이 트럼프행정부 체제하에서 해협봉쇄 강행은 이란의 해군력이 전멸될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 또 호르무즈해협과 이란 경제와 직결되기에 봉쇄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내부 갈등은 더욱 격화된다.
국제 여론을 아예 무시하는 트럼프를 국제유가만으로 압박키 어렵고 해협 봉쇄이후 이란의 다음 수가 보이지 않기에 봉쇄를 포기하지 않았나 추정된다.
미국의 타격으로 이란의 핵무기 제조 상태가 완전파괴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정권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은 미국의 이란 본토 침공으로 미국을 직접 공격할 명분은 갖췄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미 본토를 공격할 경우 그 대가는 이란의 정권교체는 물론이거니와 테헤란과 주요 군사 시설의 초토화가 뒤따른다. 이란 입장에서는 감당키 어려운 후폭풍이다. 트럼프의 이란 공격은 이미 충분히 검토후 이란의 방어에 자신이 있기 에 공격에 나섰다.
이란이 핵무기 제조 포기를 할 경우 평화협정까지 가능하겠지만 이란의 이슬람 정권이 바뀔지라도 그 길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지난 1979년 친미 팔레비왕정이 무너지고 이슬람 시아파 신정체제가 들어서면서 반시온주의를 국가이념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팔레스타인 영토를 불법점령한 불법국가로 간주하고 팔레스타인 해방을 이슬람 세계의 사명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레바논의 헤즈볼라, 가자의 하마스, 시리아내 친이란 민병대, 예멘의 후티반군 등 무장단체에 직간접 지원을 통해 이스라엘과 간접전쟁을 벌였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수니파의 수장 역할을 하듯이 이란은 무장단체의 지원으로 시아파의 보호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영향력을 강화해 나갔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대결 구도를 통해 국민의 단결을 유도하고 정권의 정당성을 강화해 왔다. 이란은 핵무기 제조는 어떤 형태로든 이어 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크라이나가 국제 서약만으로 핵무기를 포기했기에 러시아의 일방적 공격을 당했고, 이란도 미국의 폭격을 받은 이후 핵무기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을테니 말이다. 역설적 교훈이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 과정을 모델로 이란도 동일한 과정을 밟으며 핵무기를 갖기 원하지만 이란의 견제세력은 최강 미국과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국가존립에 위협이 되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결코 허락하지 않는다.
이란이 기댈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는 러시아의 군사적인 협조이나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와 전쟁중으로 북한에서 무기를 지원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력이 없다. 러시아가 이란에 첨단무기를 지원해줄 때 미국의 우크라이나 참전은 러시아로써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러시아는 이란으로부터 드론 수백기를 지원받아 우크라이나전에 유용하게 사용했다. 그러나 이란이 극도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푸틴은 이란의 군사적 지원요청이 없다거나 전략적 동반자관계지만 군사지원 항목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미국의 전쟁에 끼여들고 싶지 않다는 강한 메시지다.
그렇지만 이란입장에서는 이번 전쟁을 통해 러시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강화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 졌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전이 끝나면 중동으로 눈을 돌이키게 되고 이란이 필요하다.
미국이나 이스라엘에 정치적 변화가 생기면 이란의 군부는 어떤 형태로든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란은 러시아가 이란을 도울 여력이 생길 때까지 전략적 후퇴를 택했다. 그 선택이 휴전협상이다.
이란 입장에서 다음 수를 준비할 시간을 벌수 있게 된다. 트럼프대통령은 23일 이스라엘과 이란이 전격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휴전의 유효기간은 아마 미국을 상대할 유일한 카드인 러시아가 여력이 생길때까지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적대관계는 양국이 존재하는한 지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