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 갈등’은 도약의 장애물, 결국 ‘가난’ 대물림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5년 06월 09일(월) 15:46 가+가-

6·3 대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이 4일 취임식과 함께 업무를 시작했다. 그동안의 국정 공백을 정상화하는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어 다행이라는 목소리 들이다. 그러나 새 정부 앞에 산적한 국정과제는 결코 녹록지 않은 과제 들이며,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가장 먼저 손을 봐야 하는 일은 정치적 내전이라 할 수 있는 분열과 갈등을 수습하는 일일 것이다.
이 일은 몇 100년을 정치의 당연한 습관처럼 이어온 척결해야 할 나쁜 관행으로써 AI시대 창의력을 높여 경쟁력을 높여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도려내야 하는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과제라 할 수 있다.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걷거나 마이너스 성장으로 4만 불 시대를 열지 못하는 이유도 우리의 싸움판정치, 썩은 정치로 곳곳에 곰팡이와 질병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확신하건대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유능한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절대로 받을 수 없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선진국대열에 진입했다고 생각한 우리나라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무게감 있는 시선을 대, 내외로부터 받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방치할 경우 국제적인 신뢰를 비롯한 다양한 내부의 부정적인 요인들이 우리의 앞을 가로막는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으며, 특히 SNS 등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실시간으로 평가받는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들과 지식인들은 최우선 과제는 내전을 방불케 하는 싸움판정치를 종식시키는 일이라고 힘주어 외친다. 이것이 통합으로 가는 국정운영의 “해답”이며 이를 실천할 때 인격을 갖춘 유능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혹여 수없이 많은 국정과제 중 하나라고 가볍게 생각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일은 우리의 중요한 기초체력을 튼튼하게 하는 원동력임을 간과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년간 우리 정치권의 행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셀 수 없이 많은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거부권에만 의존해 ‘정치 실종’ 상태를 만들었다. 새 정부가 출범한다고 야당이 순순히 국정 운영에 협조할 거라 기대할 수 없는 이유이다. 국정 운영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직접 야당과 대화하고 양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수당이라 할지라도 대통령이나 여당이 힘의 논리로 밀어붙여선 안 된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 탄핵 결정문에서 강조한 ‘국회와의 협치’ 의무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취임식 직후 이재명 대통령이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민석(61)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내정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에는 강훈식(52) 민주당 의원이, 정책실장에는 이한주(69) 민주연구원장이, 국정원장 후보자로는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안보실장에는 위성락 민주당 국회의원, 경호처장은 황인권 전 육군 대장, 대변인은 강유정 국회의원이 맡게 된다. 이 대통령은 4일 이 같은 내용의 새 정부 첫 인선을 공식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김민석 의원은 풍부한 의정활동 경험과 민생 정책역량, 국제적 감각과 통합의 정치력을 갖춘 인사로 위기 극복과 민생경제 회복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비서실장 지명에 대해선 “강훈식 의원은 대선을 총괄한 전략가이자, 경제와 예산에 전문성을 가져 향후 국정 조력자로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에게 충직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능력,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에 우선순위를 두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새 정부의 인사는 능력을 본위로 ‘국민통합’에 중점을 두고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의지를 실천하려면 여, 야를 떠나 인재를 고루 등용하는 과감한 탕평인사로 싸움판 정치를 완화해 가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문재인, 윤석열 두 대통령은 우리가 바라는 탕평인사와는 거리가 먼 전형적인 ‘자당’과 ‘자기 사람’ 심기에 열중한 사람들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가 많이 인용하였던 영조임금은 아예 당색은 불문에 부치고 재능에 따라 인재를 등용하는 유재시용(惟才是用)의 원칙을 지켰다. 영조는 사색당쟁의 여파로 자신의 아들까지 죽음에 이르게 하는 비극을 겪기도 했는데 이재명 대통령을 무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다. 그 유능함이 그대로 국민들의 시선 안에 머무르려면 그 어려운 탕평인사를 ‘실천’함으로써 ‘통합’의 동력을 만들어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망국병이라 일컫는 자기 사람 심는 논공행상 인사에서 장, 차관 인사만큼은 적재적소에서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여, 야에서 고루 등용하여 국정을 이끌어가는 박수받는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싸움판 정치,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국가로 뻗어 나가는데 걸림돌이 되는 암적인 존재다.
선진국정치의 모델은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10000명을 ‘자기 사람’ ‘자당’을 떠나 21세기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역량 있는 인재로 채우는 일이며, 이렇게 할 때 분열과 갈등은 차츰 자취를 감추고 다양한 창의력으로 웅비하는 대한민국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