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의 필요성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5년 05월 28일(수) 15:47 가+가-

북미 원주민 샤이엔족(族)에는 ‘네 이웃의 신발을 신고 두 달 동안 걸어 보기 전에는 그를 판단하지 말라’는 격언이 전해 내려옵니다. 철저히 상대방 입장이 돼 보기 전에는 그를 이해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공감 능력을 키우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어 보는 것입니다.
애덤 골린스키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실험에 참여한 학생 37명을 세 그룹으로 나누고, 신문 가판대 근처 의자에 앉아 있는 노인 남성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 노인의 일과를 상상해 글로 써보라고 했다. 첫 번째 그룹에는 노인이라는 존재에 대한 선입견을 최대한 배제하라고 요청했고 두 번째 그룹에는 내가 사진 속 노인이라고 생각해 보라고 했다. 세 번째 그룹에는 아무 요청도 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실험에 앞서 다른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반적으로 노인 남성에게 갖는 부정적 선입견을 알아보았습니다. 분석 결과 외롭고, 의존적이고, 꼰대 같고(전통을 따지고), 고집스럽고, 건망증이 심하다는 다섯 가지 특징이 추려졌습니다. 연구진은 실험 대상인 세 그룹에서 이 다섯 가지 묘사가 각각 얼마나 나타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가장 많은 선입견이 드러난 그룹은 아무 요청 사항이 없던 세 번째 그룹이었습니다. 선입견을 배제하라고 요청한 첫 번째 그룹에서는 다섯 가지 묘사가 세 번째 그룹보다 훨씬 적게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내가 노인이라고 상상하며 글을 쓴 그룹은 부정적 묘사가 거의 없었을 뿐 아니라, 세 그룹 가운데 노인의 하루를 가장 긍정적이고 밝게 묘사했습니다.
연구진은 “의식적으로 선입견을 억제하는 방법보다 상대방에게 감정을 이입하는 것이 상대를 긍정적이고 공감하듯 이해하는 데 더 큰 도움을 준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남을 이해한다는 뜻을 가진 영어의 ‘Understand’는 아래에 서 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힘듭니다. 이해한다는 것은 ‘under/stand’이지 결코 ‘over/stand’가 아닙니다. 상대 처지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이 관계를 개선하는 좋은 해답임에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할 때는 눈높이를 맞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눈높이를 낮추어서 상대방을 쳐다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인간관계에 약한 사람일수록 위에 서려고 한다고 합니다. 한 발자국 아래로 내려섰을 때, 당신의 인간관계 시야는 더욱 넓어지게 될 것입니다.
미국의 카네기 연구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재정적으로 성공한 사람 중 15%는 자신의 기술적 지식에 의한 것이며 85%는 인간관계 즉,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갖는 능력 때문에 성공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15%의 사람들은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 예를 들면 변호사라면 아주 뛰어난 법률 지식을 갖고 있어서, 회계사라면 회계에 관한 지식이 뛰어나서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85%의 사람들은 사람들과 잘 지내는 능력, 즉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잘 받아들여서 사람들과 함께 원만하게 지내는 기술을 가졌기 때문에 인생에서 성공한 것입니다.
미국 브리검영대학 연구진은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이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먼저 죽을 확률이 50퍼센트(%) 낮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줄리안 홀트-룬스타드 교수는 “대인관계가 부족한 것은 하루에 담배를 15개비 피는 것과 같다”라며 대인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제는 무엇을 아느냐(Know What), 어떻게 아느냐(Know how)가 아니라 누구를 아느냐(Know Who)가 더욱 중요한 시대”라는 것입니다.
하비 맥케이는 그의 책 ‘목마르기 전에 우물을 파라’에서 ‘지금까지 성공한 모든 사람이 공유하고 있는 특징을 딱 한 가지만 지적한다면, 바로 인간관계 만들고 그것을 풍성하게 하는 능력이다. 기본을 모르고 성공을 바라지 말라. 성공은 인맥에서 시작된다’라고 인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